민주, 靑 '5자회담' 제의에 '일단 유보'…"내일 입장 밝힐 듯"

2013-08-07     나는기자다

민주당은 6일 김한길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이은 박근혜 대통령의 '5자 회동(대통령·여야 대표·원내대표)' 역제안에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표가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우선 제안한 만큼, 박 대통령의 역제안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놓을 지 신중히 검토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6일 오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생각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안다"며 "내일께 정리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초 어떤 의전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박 대통령이 제안한 '5자회동'에 여야 원내대표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에서 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나란히 대통령과 회동하는 것은 의회정치에 대통령이 개입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 대표가 원내대표까지 동행해서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당초 기대했던 모양새는 아니라는 점도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이유다. 민주당 관계자는 "굳이 원내대표까지 함께 한다는 것은 격을 낮춘다는 것 아닌가"라며 "대표 입장에선 난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도 당초 김 대표가 "회담 형식과 의전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박 대통령의 회동 제안 수용 여부를 고민하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가 밝힌 것은 '단독회담'을 열자는 전제 하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회동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단독회담을 재차 제안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영수회담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정호준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전 원내대표는 "국정과 민생안정을 위한 목적이라면 여야 간 어떤 형식의 대화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청와대가 현 정국의 심각성과 그 해결책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표는 아울러 "현 정국의 문제는 제1야당의 대표가 당초 제안한 대로 1대1 여야 영수회담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서로간의 인식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논의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회동 형식'을 놓고 청와대와 야당의 시선이 엇갈리면서 회담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앞서 박 대통령은 최근 여야 대표의 잇단 영수회담 및 3자회담 등의 제안과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까지 포함한 5자회담을 역제안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에 여야가 같이 국정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누고자 회담을 제의해 온 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그런데 각종 국정현안이 원내에 많은 만큼 여야의 원내대표를 포함한 5자회담을 열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