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두환 미술품' 감정 작업 곧 착수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집행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이번 주부터 전 전 대통령 일가에서 압수한 미술품 등에 대한 감정 평가에 나설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찰은 주말을 반납하고 추징팀 대부분이 출근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중인 압수 미술품에 대해 종류별로 분류, 정리하는 목록화 작업을 벌였다.
압수된 미술품 중에는 천경자, 김종학, 배병우, 육근병, 정원철, 권여현, 구본창, 오윤, 홍승모, 프랜시스 베이컨, 스타치올리 등 국내외 작가 등 48명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정원철씨의 그림이 15점으로 가장 많은 것을 비롯, 권여현(11점), 배병우(6점) 사진작가의 작품, 현대 미술의 거장 데미안 허스트가 18세기 유럽인 남성의 해골에 다이아몬드를 새겨 완성한 작품('신의 사랑을 위하여')을 본떠 만뜬 실크스크린 판화작품도 있었다.
추징팀은 동양화, 서양화, 판화, 서예, 포스터, 타일액자, 사진, 족자, 병풍, 골동품, 불상 등 300여점 이상의 방대한 압수물에 대한 분석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감정인 섭외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 주초부터 압수물의 분야별로 학계, 미술계, 큐레이터 등 전문가를 동원해 작품의 진위와 감정가 등을 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미술품 감정 결과를 토대로 전 전 대통령의 두 아들 재국씨 소유의 시공사 등에서 압수한 회계자료와 계좌추적 내역 등과 압수물을 비교 검토하는 작업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주로 미술품 매입 경위와 시점, 구입자금의 출처, 구입에 관여한 인물이나 거래 경로 등을 분석해가며 불법 재산과의 연관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재국씨의 미술품 구매 과정에 개입한 전모씨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마치고 수사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정상적인 거래를 위장한 불법 자산 이전 방식으로 비자금을 은닉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특히 비자금 관리 과정에 관여한 의혹이 짙은 전 전 대통령의 친형 전기환씨나 처남 이창석씨 등 친인척과 측근간 거래내역을 집중 분석하며 미심쩍은 부분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 전 대통령 자녀들의 해외 부동산 재산과 차명 금융재산에 대해서도 자금 출처 등에 대한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2004년 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수사 당시 자금추적 자료와 채권반환 확인내역서 등을 대검으로부터 넘겨받았으며,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자료들도 상당부분 축적하고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재용씨를 비롯해 전 전 대통령의 자녀들은 지난주 검찰 압수수색 이후 주말 동안 미납 추징금 문제와 대처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