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사천시 공무원이 시의원에 무릎 꿇은 사연...왜 그랬을까?

2015-07-03     퍼블릭 웰

송도근 사천시장과 시의원 사이에 극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송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시의원에게 시청 공무원이 장문의 협박성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일 윤형근(라선거구, 동서금·벌용·향촌동)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 19일 오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사천시 용현우체국 소인이 찍힌 A4 용지 3장 분량의 편지는 협박성 내용이 적혀 있었다.

편지에는 '공무원 친구들을 만났는데 의회 시장님과 언쟁으로 ㄱ 의원에 대한 공무원 표가 다 날아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서너번의 의회질문을 보고 사람을 잘못 봤다면서 모두가 돌아섰다고 합니다. 그것이 의원 본인의 인기를 위한 쇼인지 몰라도 그런 자세로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게 공무원 친구들의 일관된 말이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공무원 친구들이 노골적으로 의원을 질타하는 것을 봤을 때 시청 내 공무원들이 얼마나 의원에게 등을 많이 돌렸는가를 충분히 파악할 수는 있었지요. 공무원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TV를 보았던 우리 주민들도 똑같은 생각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어쨌든 의원께서는 이번 일로 많은 표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은근히 협박을 하기도 했다.

특히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송시장과 손을 맞잡지 않고서는 절대 불가하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껍질에서 벗겨져 나와야 합니다. 제발 양아치 같은 사람들과 부화뇌동하지 말고 좀 더 사려 깊고 지식 있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진정한 지역발전 과연 무엇인지 깊이 새겨가면서 의정활동에 매진하세요'라며 선출직 최대 약점을 거론했다.

그런데 편지 내용에는 '공무원 친구들로부터, 공무원 친구한테' 등의 단어를 넣어 마치 일반시민이 충고의 의미로 편지를 보낸 것처럼 꾸몄으나 정작 편지 겉면에 보낸사람의 소속과 이름을 적었다.

윤 의원은 곧바로 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자 공무원은 '그런 적이 없다'며 편지를 보낸 사실을 부인했다. 오히려 이름을 도용당했다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ㄱ 의원은 '사법기관에 도움을 청해 편지를 보낸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겠다. 그리고 당신의 억울함도 풀어주겠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공무원은 자신을 연관시키지 말고 편지 내용만 거론해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

심지어 김현철 시의회의장에게 '문제 삼지 말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의원이 거절하자 결국 편지를 보낸 지 5일이 지나고서 윤 의원 개인사무실로 찾아와 무릎을 꿇고 잘못을 시인해 '공무원 협박편지 사건'은 일단락됐다.

윤 의원은 "(공무원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 당시에는 황당하기도 하고 기가 차기도 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것 같아 용서를 했다. 그런데 이 문제를 그냥 덮어줄 수가 없게 됐다"라며 "시의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윤 의원은 "최근 시장이 의회 본회의장에서 내 신상에 대해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과 시장과 친분 있는 사람이 SNS를 통해 내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유포한 것 등을 볼 때 조직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 / 장명호 기자 jm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