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국토부, 철도민영화 찬성여론조성 비밀용역"

2013-06-17     나는기자다

국토교통부가 철도 민영화 찬성 여론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밀리에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민영화 찬성론자 중심의 연구단체를 운영해 왔다는 의혹이 16일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신기남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국토부가 지난해 8월31일 국가경영연구원이 작성한 '철도개혁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전략' 보고서와 한국교통연구원이 작성한 '철도산업 발전방안-철도운영 경쟁도입 실행방안' 보고서에 대한 연구용역 보고회를 비공개로 가졌다"고 폭로했다.

또 "이 보고회에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해온 철도공사는 배제됐고 대신 국가경영연구원(MIS), 한국교통연구원(KOTI),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만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경영연구원은 당시 보고회에서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찬성여론 조성전략과 민영화 반대여론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 내용과 관련, 신 의원은 "특히 국가경영연구원의 보고서는 민영화 반대 범대위와 철도노조 등 철도 민영화 반대단체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나아가 갈등관리 방식의 하나로 노이즈 마케팅을 제시하는 등 정부부처가 의뢰한 연구용역으로 보기엔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마저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비밀 보고서 작성배경과 관련해선 "지난해 4월 박근혜 후보가 KTX 민영화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같은해 7월 새누리당과 정부간 당정협의회 후 수서발 KTX 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 공모일정이 연기되는 등 철도 민영화 공개추진이 어려워지자 정부 내 민영화 추진세력이 8월부터 비밀리에 새로운 전략을 준비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 철도 민영화를 계속 밀어붙이기 위해 국회는 물론 이해 당사자인 철도공사마저 배제한 채 비밀 용역을 추진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의 공복으로서 있을 수 없는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신 의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제안된 '철도발전 포럼'이 실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월 1회 조찬모임 방식으로 최소 3차례 이상 진행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국가경영연구원이 제안한 '철도발전 포럼' 회원 중 국토부가 꾸린 '철도발전방안 민간검토위원회'에 참가한 인물은 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 배준호 행정개혁시민연합 정책협의회 의장, 서광석 한국교통대 교수, 양근율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 등이다.

이와 관련, 신 의원은 "17일 국토교통위에서 서승환 장관에게 이런 비밀 보고서가 작성된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을 엄중히 추궁하겠다"고 향후 대응방침을 밝혔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