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중구청 '박정희 기념공원' 계획에 제동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서울 중구청에서 신당동 옛 사저 일대를 기념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국가경제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국민 세금을 들여서 기념공원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해당 지자체에서는 관광자원 확보를 비롯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자금을 들여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것보다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방문해 기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점을 감안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구청은 2017년까지 서울 신당동에 있는 박 전 대통령 가옥 일대 3600㎡를 기념공원으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당동 가옥은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을 일으킬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문제는 중구청이 기념공원 건립예산으로 300억원을 책정했는데 예산의 대부분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이미 서울 상암동에 박 전 대통령의 기념관이 있고 신당동 가옥도 지난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어 혈세낭비 논란이 일었다.
박 대통령이 중구청의 기념공원 건립 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도 어려워진 나라 살림으로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한 상황에서 불요불급한 사업에 국민들의 세금이 낭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야권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우상화', '지방선거를 노린 과잉충성 비판' 등이 제기되자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