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00일]정치권 웃고 울게 한 '박근혜 어록'은?

2013-06-02     나는기자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그간 정치권 안팎을 울고 웃게 한 박 대통령의 어록도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취임사에서 자신의 경제철학인 '창조경제'를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 창조의 꽃이 피는 것"이라며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를 구현할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지연 탓에 쉽사리 출범하지 못하고 야당의 반발 속에 김종훈 장관 후보자마저 사의를 표하자 박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 3월4일 대국민담화에서 "미래성장동력과 창조경제를 위해 삼고초려해 온 분인데 우리 정치의 현실에 좌절을 느끼고 사의를 표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당시 대국민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1주일이 되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국정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도 했다.

같은 달 14일 아프리카 지역 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새마을운동을 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산업기반 구축, 또 현지 인력양성 등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 농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마을운동을 중심으로 해서(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같은달 18일에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연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경제민주화로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질서를 만들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중소상인과 골목상권을 위해 노력하고, 누구나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자신의 호칭을 당분간 박 대통령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자신의 영어 약칭으로 'PP(프레지던트 박)' 'GH' 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3월18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자연스럽게 국민들이 애칭을 만들어줄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핵 문제로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던 3월19일에는 청와대에서 가진 종교지도자 7명과 오찬 자리에서 "북한의 핵 위협은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며 북한의 도발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첫 정부부처 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복지정책 실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3월21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뒤처지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3월26일 천안함 3주기를 맞아 취임 후 처음으로 남긴 트윗에서도 박 대통령은 "아빠 잃은 아이, 약혼자 잃은 신부, 매일 46용사 모두의 묘비를 닦고 계신 어머니…이런 아픈 일이 다시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안보 의지를 재확인했다.

안보위기 속에 한미동맹을 확고히 하기 위한 발언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3월29일 밥 코커 미국 상원외교위원회 간사를 만나 "한미동맹은 전 세계적으로도 성공적인 동맹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게 비난이 쏟아지자 박 대통령은 4월12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첫 만찬회동을 갖고 "청문회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지 않나. 원래 실력있는 사람인데 쫄아서 그랬다"며 임명 강행 의지를 보였고 결국 윤 장관 임명을 관철시켰다.

경제민주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4월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갖고 "경제민주화는 누구를 누르고 옥죄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중기업, 소기업, 자영업자, 소비자 등 각 경제주체들이 법을 지켜가면서 열심히 하면 과실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이라고 해서 벌을 주고, 끌어내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5월4일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선 "단순한 문화재의 복구 차원의 의미를 넘어 우리 민족의 긍지를 되살리고 새로운 희망의 문, 새 시대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날인 5월5일에는 "신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친필로 쓴 어린이날 맞이 축하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방미 도중에도 특유의 잔잔한 농담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5월8일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상공회의소 주최로 현지 기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We need men who can dream of things that never were, ask why not'(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을 꿈꾸고, 왜 안 되느냐고 물을 수 있는 이들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명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Of course, in this day and age, you will need such women, too"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여자도 필요한데 왜 남성만 얘기하느냐'는 표현이었다. 남녀 구분 없이 사용된 'men'에 'women'을 대입시켜 응용한 농담이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오찬회담에서도 친밀감을 표현했다. 박 대통령은 "버락(Barack)이라는 이름이 스와일리어로 '축복받은(blessed)'이란 뜻이라고 알고 있다. 박근혜의 '혜(惠)'자도 축복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름부터 공유하는게 많다"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선 박 대통령이 서울프로세스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저의 동북아 평화협상 구상이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을 추구하는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서울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다자적인 접근(approach)이 중요하다"며 인식을 같이 했다.

지난 16일에는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관행으로 불거진 이른바 '갑의 횡포'와 관련 "불공정하고 억울한 갑을관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며 "건강한 경제 생태계가 되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은 발을 붙일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에는 북한의 도발위협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직접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박을 했고 경제발전과 핵개발을 동시에 병행시키겠다는 새로운 도박을 시도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 27일 "시간제 일자리라는 표현에서 뭔가 편견을 쉽게 지울 수 없다. 새 출발을 하는 마당에 공모 등을 통해 이름을 좋은 단어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명칭 변경을 지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