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100일]당선 주역 인사들은 지금?
안대희 전 정치쇄신특별위원장,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한광옥 전 국민대통합위원장, 김경재 전 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김성주 전 중앙선대위장, 이상돈 전 정치쇄신특위 위원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 변추석 전 선대위 홍보본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을 만든 주역이지만 아직 부름을 받지 못한 것.
현재로선 마땅한 자리가 없지만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썼던 사람을 또 쓰는' 인사스타일을 보여 온 점을 감안할 때 향후 핵심 요직에 기용될 지 관심을 모은다.
◇朴 '핵심 영입파' 김종인·안대희 요직 인사에 하마평만
박 대통령의 지난 18대 대선 승리에는 김종인·안대희 등 이른바 '핵심 영입파'의 공로가 만만치 않다. 이들을 통해 '정치쇄신'과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면서 중도층 유권자를 움직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대선 기간 경제민주화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민주당 이슈로 꼽히는 경제민주화 화두를 선점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당시 원내대표)와 경제민주화 이슈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박 대통령에게 고민을 안기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트랙 석좌교수로 '지성학'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의 멘토 역할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29일에도 야당 최대 공부 모임인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에 참석해 "작년에 여당 대통령 후보를 지원했는데 오늘 야당 의원 모인 자리에서 서게 돼 의아하다"고 말한 뒤 "우리사회가 네편 내편 가릴 것 없이 갈등구조를 해소해야 우리의 경제도 동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부 초기 인선 과정에서 핵심 요직 1순위로 거론됐지만, 하마평으로 끝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총리설 당시 "하마평에 오르면 즐거워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나의 경우는 시기가 지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달 유럽 주요국가들을 방문,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들을 살펴볼 계획이다.
안 전 위원장의 경우 박 대통령이 삼고초려 할 만큼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최대 히트 상품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비리 척결 대명사로 대중적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안 전 위원장을 통해 새누리당의 아킬레스건인 부패 정당 이미지를 차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초기 내각 구성에서 총리를 비롯해 법무부장관, 감사원장 등 하마평이 잇따랐지만 결과적으로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현재 안 전 위원장은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좌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대선 승리 이후 약 100일 만에 공식 행사에 나선 것이다. 안 전 위원장은 현재 언론 인터뷰 등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 한광옥·김경재도 아직 '잠잠'
지난 18대 대선에서 한광옥 전 의원과 김경재 전 의원의 박 대통령 지지는 정치권에 큰 충격을 던졌다.
동교동계 출신으로 수십년간 민주당에 몸담았던 이들의 깜짝 지지는 박 대통령의 호남 유권자 공략에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새누리당 출신 대선후보로는 최초로 호남에서 1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대통합과 대탕평 인사 명분으로 요직에 기용될 것이란 전망이 무성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을 마친 뒤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출범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민대통합위는 이달 말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일정 차질이 불가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성주·이상돈·이준석, 중도층 표심 공략
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김성주 전 중앙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 임명도 파격 발탁으로 꼽힌다. MCM 브랜드로 유명한 성주그룹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김 전 위원장은 20~30대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특히 2012년 말 인천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박 대통령을 제외한 당직자 중 유일하게 아이패드를 들고 나와 지지하는 깜짝 스피치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성주그룹 회장으로 본업에 복귀한 김 전 위원장은 기업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MCM 브랜드를 명품패션 본고장인 유럽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는 개혁을 표방하며 중도층의 표심을 잡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교수는 대선 1년 전인 2011년 12월19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맡을 당시 비대위원으로 쇄신 요구를 적극 피력하며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이 전 교수는 비대위 체제가 대선 체제로 전환된 뒤에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박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도왔다.
최근 30년 가까이 봉직한 중앙대에서 명예퇴직한 이 전 교수는 새 정부의 하마평에도 올랐지만 정작 입각하지 못했다. 그는 현재 9·11테러 이후 미국 정치 변화를 다룬 책 100권을 뽑아 정리 중에 있으며, 올해 가을 쯤 책을 펴낼 예정으로 집필에 열중하고 있다.
20대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활약도 컸다. 그는 대선 당시 서울과 지방의 대학가, 핵심지 게릴라 유세를 진두지휘했다.
박 대통령이 20~30대 사이에서 3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이 전 비대위원을 비롯해 젊은 인물들이 유세현장과 온라인에서 젊은 이미지를 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 4·24 노원병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안철수 대항마로 주목받았기도 했지만 실제 출마에는 나서지 않았다.
그는 최근 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인 진중권씨와 함께 EBS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케이블 방송 tvn의 인기 프로그램 'SNL코리아'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변추석 전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도 대선에서 슬로건, TV광고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크게 기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이름 초성인 'ㅂㄱㅎ'과 스마일' 이모티콘, 토크를 상징하는 '말풍선'이 결합된 대선 PI를 내놓아 반향을 일으켰다. 변 홍보본부장은 당초 청와대 인선에서 홍보수석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었다.
◇ 김광두·남기춘·김철균 다방면 지원
박근혜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김광두 원장은 행복추진위원회 산하 힘찬경제추진단장을 맡아 경제 정책을 만들어냈다.
당시 거센 경제민주화 바람속에 성장 담론을 지켜내며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결집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원장이 이끄는 국가미래연구원은 최근 독립적인 민간 정책연구기관으로서의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그는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회원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이제는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그동안 연구해온 결과물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서부지검장을 지낸 남기춘 전 정치쇄신특별위원도 안대희 전 위원장을 도와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에 '정치쇄신' 바람을 불어넣었다.
재벌기업 비리수사에 소신을 굽히지 않아 '남검객'으로 불린 남 전 위원은 인수위 당시 검찰개혁안을 주도해서 최종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변호사로 활동,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CJ그룹 측의 변호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균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본부장은 당내 IT 전문가 그룹들과 함께 새누리당의 취약 부문으로 꼽힌 온라인을 강하게 탈바꿈 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