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①]이남기 靑수석 기자간담회
정리/박정규 기자 =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워싱턴에서 고위공직자가 워싱턴에서 불명예스럽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라며 귀국 지시 주장에 반박했다.
또 "성공적인 방미가 됐다고 서로 자축하고 격려도 했는데 그런 사실이 한 사람의 올바르지 못한 문제로 훼손돼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책임질 상황에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수석 등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
-윤 전 대변인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 수석이 귀국하라고 지시했다고 비행기표까지 예약해줬다고 했는데
"영빈관 앞 거리에서 윤창중씨를 만났을 때 조금 전에 전광삼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사건을) 최초 보고받았다. 그 때 제 상황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촉박했다. 윤씨를 불러서 '이런 일이 있다는데 사실이야' 물었고 이야기를 하다가 시간이 급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으니 전 행정관과 행정요원들하고 같이 상의해서 결정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은 변명해 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는데
"처음으로 전 행정관에게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제가 굉장히 쇼크를 먹은 상태였다. 의회에 들어가야 할 시간은 다가오고 해서 정황상 100%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귀국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 단지 성추행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어떻게 할지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윤 전 대변인은 수석에게 귀국 지시를 받고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그럴수 없다. 제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것은 기억나나
"들은 기억이 없다."
-'이 수석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 놨다고 해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게 윤 전 대변인 주장인데
"그것도 기억에 없다."
-영빈관 앞에서 윤 전 대변인과 몇 분 정도 이야기했나
"오전 9시 30분 정도에 만나 5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제가 보고 받은 내용에 대해 윤씨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시간이 정말 없어서 그 이야기마저 다 듣지 못했다. 그 이후로는 윤씨를 본 적이 없다."
-귀국했다는 보고는 언제 받았나
"대통령 의회 연설 끝난 후에 전광삼 행정관으로부터 받았다."
-당시 보고 내용은 뭐였나
"당시 이 수석에게 '여권을 전달했고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떠났다고 한다, 현재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고 보고했다.(이하 전광삼 선임행정관)
-윤 전 대변인이 댈러스공항에서 대한항공 티켓을 발권한 시간이 오전 9시54분이다. 이 수석이 9시30분쯤 최초 보고 받고 윤 전 대변인을 만나서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럼 24분여만에 귀국 결정을 내리고 여권을 받아 공항까지 이동했다는 이야기이고 시간상으로 맞지 않는데
"어떻게 발권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 본인 신용카드로 발권을 했다면 본인이 직접 발권을 했을 것이다. 만약 비행기 예약을 제가 했으면 제가 발권했어야 하는데 저는 예약한 적이 없다."
-귀국과 관련된 얘기는 어떻게 했나.
"귀국과 관련된 얘기는 한 적 없고, 신고된 이상 경찰 수사는 불가피하다. 소환조사를 받든 한국에 돌아가 수사받든 수사 받는 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이 귀국 전 통화에서 '집안에 일이 있어서 간다'고 보고 받은 적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 사실이 있나.
"그런 적이 없다. 저한테 (윤 전 대변인이)전화한 적이 없다."
"그때는 상황 파악이 끝나지 않아 진실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윤 전 대변인의 귀국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을 했어야 해서 '집안에 일이 있어서 귀국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이하 최상화 춘추관장)
-LA에서 기자들에게 '집안 일 때문에 귀국했다'고 이야기한 것은 사실 관계 파악이 덜 끝나 에둘러 이야기한 것이라는 건가
"그렇다."
-윤 전 대변인 기자회견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봤나
"이번 사건의 본질은 워싱턴에서 고위공직자가 워싱턴에서 불명예스럽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이 경질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성공적인 방미가 됐다고 서로 자축하고 격려도 했는데 그런 사실이 한 사람의 올바르지 못한 문제로 훼손돼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이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본다. 첫 번째 방미라는 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고 준비해 갔다는 건지 여러분들이 잘 알텐데 거기서 이런 훼손을 시키는 일이 생긴 것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할까, 안타깝다기보다 상당히 마음이 무겁다."(이 수석)
-오늘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는 등 여러 얘기를 했지만 민정수석실 조사 과정에서 나온 얘기는 다르다던데
"민정수석실의 조사에서는 각자 필요한 것(을 물어보는 질문)에 답변만 한다."(이하 전 선임행정관)
-민정수석실에서 조사한 것을 보고받지 못했나
"피조사자한테 보고하나. 우리가 피조사자다."
-윤 전 대변인 기자회견과 관련한 팩트 부분을 언급해달라. 소회를 듣고 싶은 게 아니지 않나
"본질이 아닌 문제, 즉 조기귀국이다, 이런 문제로 (관심이) 모아지고 이런 문제로 자꾸 대응하는 게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이하 이 수석)
-청와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온 것 아닌가
"어제는 빨리 알려야겠다는 것이었고, 일일이 대꾸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제 느낌을 얘기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계속>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