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전대]김 대표. 안철수發 야권재편 가능성에 대한 전략은

야권 재편의 핵으로 평가받는 안 의원은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 등을 거치면서 어떤 식으로든 민주당과 경쟁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김 신임 대표로선 안 의원과 관계설정에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대표가 섣불리 안 의원에게 손을 내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과정에서 "안 의원 개인보다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되풀이해온만큼 김 대표는 우선 안 의원에게 지지를 보여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한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자들이 민주당으로 눈길을 돌리면 안 의원 역시 신당 창당보다는 민주당 입당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 하에 김 대표는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중도강화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안 의원을 지지하는 이들이 중도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강령·정강정책 개정으로 중도 강화를 위한 시동을 건 여세를 몰아 '중원' 쪽으로 추가적인 외연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 대표는 향후 치러질 각종 선거에서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 의원 쪽과 전략적 제휴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인 스스로 오는 10월 치러지는 재보선이 아닌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지목한 만큼 속도를 조절하면서 안 의원의 세력화 움직임을 관찰할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 사단의 행보를 주목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 대표가 신당 창당까지 쉽게 용인하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간 김 대표는 줄곧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거나 독자세력화를 무작정 추구하면 새누리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을 일"이라며 신당 창당을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야권의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민주당이 중심에서 야권의 재구성을 주도해야 한다"던 김 대표의 과거 발언 역시 안철수 신당에 야권재편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중을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안 의원과 김 대표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점 역시 향후 협상 전망을 밝게 한다.

지난해 대선 운동 당시 안 의원이 민주당의 총선패배와 관련, "계파를 만들어 계파의 이익에 집착하다가 총선을 그르친 그 분들의 책임"이라며 사실상 친노 범주류를 겨냥했다는 점은 비주류인 김 대표와 호흡이 나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힘을 싣는다.

정작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큰 대목은 안 의원과 김 대표의 관계가 아니라 민주당 내 반응이다. 향후 김 대표가 야권재편을 둘러싸고 안 의원과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당내 비판에 시달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강기정·이용섭 의원이 줄기차게 파고들었던 '분열적 리더십' 문제가 간헐적으로 부각될 우려가 있다.

김 대표가 유화적인 태도로 안 의원에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당내 비판세력, 특히 친노 범주류는 '당을 안철수에게 들어 바치려는 것이냐' '탈당해서 안 의원과 신당을 만들려는 것이냐' 등 이유를 들며 공세를 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기반인 비주류와 기존 기득권 세력인 친노 범주류 간 갈등이 증폭될 경우 최악의 경우 분당 사태로까지 흐를 수도 있다.

안 의원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전당대회 직전 "한쪽이 (전당대회 결과에)승복을 안 해서 당이 갈라질 것이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 걱정이 미리 나올 정도면 당이 순조롭게 운영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드러냈던 것처럼 자칫 안 의원과 협상과정이 주류 비주류 간 갈등을 유발하는 악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대내외 환경 탓에 김 대표는 당분간 자의반타의반으로 안 의원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관계를 설정하면서 시간을 두고 정세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고양=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