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재보선·안철수에 '내우외환' 민주
민주통합당의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당의 쇄신과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결과는 신통치 못하다.
현재 민주당의 모습을 표현하면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내부에서는 친노(친모무현) 주류와 비주류간에 치열한 당권 전쟁을 벌이고 있고 최근 마무리된 4·24 재보궐선거에서는 전패를 당하는 등 야권에서도 존재감을 잃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의 현재 모습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받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다.
◇'골 깊어가는 계파갈등…'
5·4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 계파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와 전당대회에 나서는 후보들은 연일 '계파갈등은 민주당의 만악'이라며 계파청산에 대한 의지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민주당내에서는 주류와 비주류간에 연일 계속되는 치고 받기식 정면충돌로 인해 내부 갈등이 크다.
최근에는 대선자금 보고서가 공개되면 부실집행 논란이 불거져 또한번 주류와 비주류간의 한판대결(?)이 벌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대위 고문이었던 C씨는 TV·신문 광고 대행업체 선정 과정을 주도하면서 자신과 관련된 업체가 선정되도록 했고 다른 업체가 입찰한 금액 2억9000만원 보다 많은 5억5000만원을 최종 지급했다.
인터넷광고 대행업체로 선정된 C사는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은 영세 하도급업체였지만 선대위의 L단장이 대상업체에 포함시킬 것을 지시했다. L단장은 점퍼 선정 과정에도 개입해 녹색에서 갑자기 노란색 점퍼로 색상을 바꾸도록 했다는 주장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그러나 친노·주류측은 보고서에 대해 한쪽의 일방적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 선대위 홍보 총책임자였던 조정식 당시 소통1본부장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도 틀리고 상당히 왜곡돼 있다. 공정하게 나온 보고서가 아니다"라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발한 뒤 사실관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비주류측도 사실과 다르다며 날을 세웠다. '대선선거비용 검증단' 단장인 문병호 의원은 "편향적인 시각에서 기술했다는 (주류측의) 주장이 있지만 그건 아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을 결론으로 냈다"면서 "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관련된 10여명을 조사했으며 팩트(사실관계)만으로 결론을 내렸다. 특정인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전대가 다가올수록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 주류와 비주류간의 자존심 싸움도 격화되고 있다. 현재 당대표 대결 구도는 김한길 대 반(反) 김한길의 프레임이다. 주류와 범주류간의 싸움인 셈이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 김한길 후보가 강기정·이용섭 후보를 앞서가는 등 김한길 대세론이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범주류측인 강기정·이용섭 후보는 김한길 대세론을 막기 위해 28일 단일화를 공식선언하는 등 계파대결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강기정·이용섭 후보의 단일화는 비주류로부터 당대표와 광주시장 자리를 둘러싼 '자리나누기'라는 담합 논란에 휩싸인 상태이다. 비주류측은 범주류가 명분 없는 담합을 통해 당 기득권을 계속 쥐고 가려고 한다는 '신(新) 패권주의'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김한길 후보는 "명분없는 단일화"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강기정·이용섭 후보는 "민주당이 새롭게 사는 길이고 혁신하는 길"이라며 명분이 있는 단일화라고 강조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당 정체성 재정립을 위한 '강령·정책' 개정 과정에서도 노선 투쟁이 격화되며 열린우리당 시절 내내 시끄러웠던 '난닝구(실용) 대 빽바지(개혁)'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민주당이 당분간 혼란속에서 벗어나기 싶지 않아 보인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