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사전투표 도입 불구 저조한 투표율…왜?

2013-04-24     나는기자다

통합선거인명부 도입으로 사상 첫 사전투표(선거일 전 투표)가 실시된 4·24 재·보궐선거 결과 전체 투표율이 33.5%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일 직전 금요일과 토요일에 실시되는 사전투표 덕에 투표율이 급상승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치를 밑도는 투표율이 나오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 선거구 12곳의 선거인 73만4736명 중 24만6105명이 투표 마감시각인 이날 오후 8시까지 투표를 마쳤고, 투표율은 33.5%를 기록했다.

2001년부터 실시된 20차례 재보선의 평균 투표율이 약 33.3%라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평균을 가까스로 넘긴 수준이다. 게다가 이번 투표율은 2011년 상반기 재보선의 39.4%와 같은 해 하반기 재보선의 45.9%에도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이 같은 저조한 수치는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선의 투표율이 각각 43.5%, 36.0%, 44.2%로 비교적 높았던 반면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재보선의 투표율이 각각 28.6%, 14.2%에 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치른 뒤 유권자들 사이에 선거 피로도가 남아있었다는 점도 투표율 저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간 큰 선거 이후 치러진 소규모 선거에선 관심도가 떨어져 투표율이 낮았다는 것이 중앙선관위의 설명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일찌감치 승패가 갈렸다는 점 역시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에서 유력주자가 독주를 하면서 그나마 접전인 선거구는 서울 노원병 하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장기간 지속된 한반도 안보위기가 유권자들의 시선을 뺏은 점도 이번 재보선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이유 중 하나다.

거대 야당이 진검승부를 벌이지 않은 점도 투표율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보다는 서울 노원병에 당력을 집중시켰다. 반면 제2야당인 민주당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를 위해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은 채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에 당력을 쏟았다.

이처럼 양당의 행보가 엇갈린 탓에 2011년 10월 재보선 당시 강재섭·손학규 간 맞대결처럼 관심이 증폭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투표율과 관련, "사실 이번 선거에는 투표율을 높일 요인이 없었다. 그럼에도 투표율이 재보선 평균보다 높았다는 것은 사전투표 덕"이라고 설명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