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낙마 도미노' 대국민 사과…"검증체계 강화하겠다"

2013-03-30     나는기자다

청와대가 30일 새 정부의 잇따른 고위직 낙마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인사검증 시스템의 강화를 약속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김행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새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 실장은 이어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해서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국민 사과는 고위직의 '낙마 도미노'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넘어 '수첩인사'를 계속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로까지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여섯명의 장·차관급 '인사사고'가 발생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지명 닷새만에 하차했고 정부 출범 후에는 한달 새에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전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잇따라 낙마했다.

청와대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키로 한 것은 전날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자리에 앞서 그간의 인사잡음을 털어 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 당정청 회의는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140여개에 달하는 공약을 어떻게 법제화할 것인지, 예산 마련은 어떻게 하고 조직은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을 합동으로 협의하고 새 출발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에 앞서 비서실장 명의로 국민들에게 이같은 발표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인사검증 시스템의 개선과 관련해서는 "역대 정권이 매번 초반 조각을 할때 늘 인사와 관련해 여러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었다"며 "우리도 해보니까 제도보다는 운영의 문제가 더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직자의 자세나 소신, 능력, 도덕성의 문제 등은 기존 제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분명히 있었다"며 "이제는 제도 뿐만 아니라 운영의 묘를 생각해 보다 더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토론을 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건설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사표를 제출한 김 전 법무차관과 국외에서 수십억원대 비자금계좌를 운영하며 탈세를 했다는 의혹으로 낙마한 한 전 공정위원장 후보자의 예를 언급하며 "개인적인 예단은 절대 할 수 없지만 언론에서 거론된 의혹들은 우리가 운영의 묘를 살려야만 좀 더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르면 31일 인사검증 시스템 강화와 관련한 개선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