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희망의 소리로 가득찬 서귀포시

조홍석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

2013-03-23     나는기자다

“따르릉”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곧 선배공무원의 능숙하고 친근한 말소리가 들린다. 한편에서는 “타닥타닥”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사무실은 하루종일 전화벨 소리와 전화통화 소리, 타자치는 소리 등으로 가득 찬다. 현재 내가 근무하는 곳은 서귀포시청 주민생활지원과이다. 나는 그동안 주민생활지원과 희망복지지원단에 어려운 이웃돕기 업무를 맡아서 해왔으며 지금은 통합조사계에 통합조사 업무를 하고 있다.

민원인이 읍․면 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를 통해 사회복지서비스 민원을 신청하면 우리 통합조사계에서는 소득, 재산사항을 확인하고, 민원인의 가정을 방문하여 상담하고 지원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검토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시스템 행복e음을 통해 범정부 연계사업으로 초중고 교육비 지원사업 조사까지 맡고 있다. 사실상 통합조사계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한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통합조사계의 사회복지업무는 행정직인 나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어쩔 때는 현재 앉아 있는 책상 위의 많은 지침서들을 보면 숨이 막힐 것 같을 때가 있다. 그 중 나를 가장 괴롭히는 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신청에 관한 민원이다. 사회복지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장가구를 구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아들, 딸, 사위, 며느리까지 2촌 이내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도 조사해야하고, 신청인이 근로능력평가도 받아야 하고, 가정 방문을 통해 생활실태나, 주거상황도 파악하는 등 그 범위가 굉장히 넓다. 그래서인지 국민생활기초수급자에 관한 지침은 다른 사회복지서비의 기준이 될 때가 많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신청민원은 한해에 600건이 넘고, 전체 복지서비스관련 조사민원이 해마다 7천건을 육박하니. 통합조사계 업무량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고 반복적인 업무에도 작은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 바로 어려운 가운데고 꿋꿋히 생활하고 자립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들이다. 특히나, 홀로 자녀들을 키워야 하는 모자가정의 어머니가 대표적이다. 오로지 자식을 잘 키워내려는 모정으로 몸을 아끼지 않고 자활사업에도 참여하고, 짬짬이 쉬는 틈에는 귤도 따러가고 한순간도 편하게 몸을 쉬지 않는 모자가정의 어머니들!!
이런 어머니 뒤에는 언제나 두눈 초롱초롱 빛내며 학업에 열중하고, 종국에는 명문대에 진학하는 기쁨을 주는 자식들을 볼때면 나의 수고로움은 그저 훈장처럼 먹먹하게 가슴에 안긴다. 나는 이런 어둡고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이 국가의 도움을 받고 밝게 빛이 날 수 있고 그 밝은 빛이 바이러스처럼 우리 서귀포시에 퍼진다면 꿈과 희망의 도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다. 오늘 지금 이 시간에도 깜깜한 복도 한 구석에 밝은 사무실에는 이 사무실의 밝은 빛처럼 서귀포시를 밝게 만들려는 선배공무원들에 희망의 전화통화 와 타자소리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