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시켜주겠다" 돈 뜯고 성추행까지…몹쓸 기획사 대표

2013-02-28     나는기자다

연예 기획사 대표 행세를 하며 10대 가수 지망생들을 상대로 돈을 뜯고 성추행까지 한 20대 남자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연예계에 데뷔시켜주겠다고 가수 지망생들을 속여 수억원을 빼앗고 연습생들을 성추행한 연예기획사 대표 K(29)씨에 대해 사기와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양평동, 논현동, 합정동, 경기 부천 역곡동 등을 떠돌며 연예 기획사 사무실을 차려놓고 가수 지망생을 모집하는 인터넷 광고를 냈다.

K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가수 지망생 30명으로부터 무단 소속사 변경을 방지하기 위한 보증금 명목으로 1인당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총 2억2000여만원을 가로챘다.

지난해 1월에는 기획사 사무실에서 오디션에 합격한 P(16)양에게 '살이 쪘는지 확인해야겠다'며 뒤에서 껴안고 가슴, 배, 허벅지를 더듬는 등 여자 연습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또 같은 기간 가수 지망생 C(16)양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자 심한 욕설과 함께 목검을 던져 3주간의 상해를 가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 경험이 부족한 고등학생과 대학생 만을 모집하기 위해 모집연령도 15~25세로 제한했다. 6개월 이내 가수 데뷔와 보증금 반환을 약속했지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면 연습생들을 협박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실제로 K씨는 지금까지 S기획사 매니저와 D기획사 '바지사장'으로 각각 1년씩 근무한 경력이 전부였다. 자신이 뽑은 연습생들을 가수로 데뷔 시킬 능력과 의사가 전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K씨는 사무실을 수시로 옮겨 다니며 상호를 바꾸는가 하면 자신의 이름까지 개명하면서 가수 지망생들을 속여 왔다"고 말했다.

현재 K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수 지망생들을 데뷔시키기 위해 실제로 연습을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