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동반 성장' 새 정부 코드 맞추기 잰걸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에 화답하듯 각 기업들은 최근들어 동반성장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쏟아내며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 현대차그룹은 대표적인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인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오는 14일 서울 코엑스를 시작으로 광주, 대구 등 전국 주요지역에서 연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이 채용박람회는 우수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들의 인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비용 부담은 물론 행사 기획, 운영, 홍보까지 전 부문을 총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올해는 기존의 부품협력사뿐만이 아닌 우수 정비협력사와 2~3차 부품협력사 등 총 430여개의 협력사로 대상을 넓혔고, 채용박람회가 끝난 이후에도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신규 도입하는 등 지원체계도 강화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현대·기아차는 2차 협력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1차 협력사에게 제공됐던 동반성장펀드와 상생금형설비펀드를 올해부터는 2차 협력사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도 27일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사정 지원을 위해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708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동반성장 펀드를 추가 조성해 협력사의 자금 사정을 돕고, 원자력 품질 인증 취득과 해외 EPC(설계·조달·건설) 동반진출, 해외전시회 참가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같은날 동반성장위원회의 제과점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둘러싸고 법적분쟁까지 벌이던 대한제과협회와 파라바게뜨·뚜레쥬르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계도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조상호 파리바게트(파리크라상) 대표이사, 허민회 뚜레쥬르(CJ푸드빌) 대표이사, 김서중 대한제과협회 회장은 이날 제과점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를 작성하고 ▲제과점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사항의 성실한 준수 ▲상호 비방행위 자제 및 소송 등 법적분쟁 모두 취하 등에 함께 노력키로 뜻을 모았다.
대한항공도 지난 24일 올해의 경영 화두인 '동행'을 실천하기 위해 전액 현금결제를 포함한 각종 협력사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고 알렸다. 어음 대신 전액 현금으로 결제해 협력사들의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주고, 원자재 가격연동제를 시행해 중소기업들의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도 덜어준다는 것. 이와 함께 비용 절감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을 분기별로 협력업체들과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는 2009년 8월 출범한 삼성전자 혁기회(혁신기술 기업 협의회)를 꼽을 수 있다. 이는 뛰어난 기술력과 역량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로 육성하기 위한 삼성전자 고유의 상생협력 제도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협력사 상생보증 프로그램도 실행 중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주요 대기업과 은행이 보증 기관에 특별 출연해 대기업 협력사에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2009년 6월부터 당사 협력업체 중 총 134개사를 추천했으며 보증기관에서 보증서가 발급된 업체는 18개사 146억원이다.
또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동반성장위원회를 두고 동반성장을 위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는 중소기업지원을 위해 총 32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용하면서 중소 협력사들에 대한 자급 지원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중소 협력업체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SK동반성장아카데미'를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