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朴정부, 학벌·여성 안배 부족…'대탕평' 어디로

19일 정무·경제·외교안보 등 6명 발표…靑 '3실장 9수석' 인선 완료

2013-02-19     나는기자다

ㆍ측근 위주에 '거물급' 인사 사실상 배제…'대통령 직할체제' 우려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9일 정무·경제·외교안보 등 6명의 수석비서관 내정자를 발표하며 청와대 주요 인선을 완료했다.

이날 발표된 청와대 인선 대상자는 정무수석에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 외교안보수석에 주철기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 경제수석에 조원동 조세연구원장, 고용복지수석에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 교육문화수석에 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미래전략수석에 최순홍 전 유엔 정보통신기술국장 등 6명이다.

이로써 청와대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실장 등 장관급 3명과 정무·민정·홍보·국정기획·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외교안보 등 수석비서관 9명의 인선이 모두 마무리됐다.

◇ 朴 '효율형' 참모진 전면 배치…대통령 직할체제 강화 우려도

인선 결과 정치색이 옅은 '효율형' 참모진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작은 청와대'를 강조해온 박 당선인의 기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총리·장관에 이어 청와대에서도 '거물급'인사가 사실상 배제된 채 '효율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통령 직할체제가 지나치게 강화됐다는 우려도 있다.

이공계 출신인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내각'에 이어 청와대 주요 인선에서도 박 당선인의 측근을 배제한 전문가형 참모들이 대거 발탁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인선(3실장과 9수석)에서 정치인 출신은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와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 등 2명에 불과하다.

반면 전문 관료 출신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국방부장관)·박흥렬 경호실장(육군참모총장)·곽상도 민정수석(대구지검 서부지청장)·조원동 경제수석(조세연구원장)·모철민 교육문화수석(예술의전당 이사장)·주철기 외교안보수석(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 내정자 등 6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밖에 학계 출신이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성균관대 교수)과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서울대 명예교수) 내정자 등 2명, 국제기구 출신이 1명(최순홍 미래전략수석·UN정보통신기술국 국장), 언론계 출신이 1명(이남기 홍보수석·SBS미디어홀딩스 사장)으로 나타났다.

◇ 靑 인사 여성 한명도 없어…'성시경 내각' 논란도

하지만 이날 마무리된 청와대 인사 12명 중 여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

전날 마무리된 주요 내각에서도 여성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두 명에 그쳤다.

앞서 박 당선인은 대선 후보시절 여성 공약으로 여성 장관 및 주요 정부 요직에 여성비율을 확대·강화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또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여성리더를 육성해 5년내에 10만의 여성인재 풀을 확보하겠다고도 했다.

'성시경 내각'이라는 논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성시경'은 성균관대·고시·경기고 출신이 주류를 이뤄 붙여진 이름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 대거 기용돼 '고소영 내각'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었다.

청와대 인사 5명,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 인사 2명이 성대 출신이다. 서울대(1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지만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라는 요직을 차지하면서 '성대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와 곽상도 민정수석 내정자는 성대 법학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는 성대 행정학과,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는 성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내정자는 성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성대 법학과 출신이다.

또 행정고시(허태열, 조원동, 모철민), 외무고시(주철기), 사법고시(곽상도) 등 고시 출신들도 6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날 발표된 청와대 비서진 중에서는 조원동·최순홍 내정자 등 2명이 경기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특정 학교·고시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뚜렷하다보니 박 당선인이 내세웠던 '대탕평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 때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꼽는 질문에 측근 비리와 함께 고소영·강부자 인사를 꼽았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을 꼬집었던 박 당선인이 '성시경 내각'이라는 오명에 처하게 됐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