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 난항…朴, 새 내각 없이 취임하나
여야가 정부조직개편안 본회의 처리를 놓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미 국회 처리 1차 시한인 14일을 넘겼지만 논의에 난항이 거듭되면서 2차 처리 시한인 18일 처리도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만일 18일에도 처리가 불발될 경우 새 정부 출범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다음번 국회 본회의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다음날인 26일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조직 개편안 논의를 위한 여야 '5+5 협의체'는 지난 7일 회의를 중단한 뒤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기능 이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큰 탓이다.
여야는 14일 물밑 협상을 재개했지만 15일에도 여전히 큰 입장차로 기싸움을 벌이며 책임공방만 가열되는 양상이다.
◇새누리, 4자회담 수용 촉구
새누리당은 정부조직개편안 본회의 처리를 위해 민주통합당에 4자 회담(양당 대표, 원내대표)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나라가 굉장히 어렵다. 북핵 문제도 그렇고 주변국가들이 다 새로 진영을 갖췄는데 우리만 갖추지 못했다"며 "우리도 하루빨리 진영을 갖춰서 외국과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제에 조직법을 만들지 못해서 정부를 새로 구성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웃음거리가 되겠느냐"며 "늦어도 18일까지는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제안한 안건조정위에 대해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안건조정위를 통해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차기 지도부 임기 문제를 놓고 심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갈등을 정부조직법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0인 협의체에서도 결론을 못 내렸기 때문에 4자회담을 요구한 것"이라며 "오늘 중으로 4자 회담을 열고 조직법을 해결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신의진 대변인은 "민주당은 협상 대상인 정부조직법과 상관없는 정치적 이슈까지 끌어들여 쟁점화하면서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박 당선인의 취임식까지 10일 안남았는데 국회선진화법 조항을 들어 90일짜리 안건조정위를 열어 처리하겠다는 것도 온당한 주장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대선패배의 혼란과 차기 지도부 선출 문제 등 산적한 갈등의 화살을 정부조직법으로 돌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며 "여러 협상 주체들이 나와서 번번이 협상을 뒤엎지 말고, 대표성과 책임성을 갖춘 여야 대표 4인이 직접 나서서 조속히 정부조직법 개선안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 "진정성 갖고 협상 임하라"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정부조직개편을 위한 논의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의 완강한 태도로 정부조직개편을 위한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해 인수위의 안을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야당이 내민 협력의 손을 쳐내는 무례한 행태"라며 "야당이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해서 그것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국민이 부여한 의무를 포기하고 백기투항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박 당선인의 지시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절대적인 원칙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며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마저 내팽개치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대화를 거부한 채 힘의 논리를 앞세워 지난 18대 국회를 대결과 갈등에 빠뜨렸던 과오를 여전히 반성하지 못하고 있는 태도가 아닌지도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새정부 출범의 진짜 걸림돌은 새누리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불통과 독선으로 똘똘 뭉친 새누리당에 의해 정부조직 개편 관련 5+5 여야 협의체가 결렬됐다. 협상 결렬 후 단 한번의 연락도 취하지 않고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며 "괜히 2+2 협의체니 뭐니 하면서 자꾸 협의체 구성으로 시간을 끌 생각 하지 말고 있던 협의체로 충실히 협상에 임하는 것이 실효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협상은 타결의사를 가진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합의하는 것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의 협상은 타결의사도 없이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하며 전혀 대화가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면서 "상대의 말을 듣고 타당한 주장은 받아들이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협상에 임하는 올바른 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로만 새 정부 출범을 위해 갈 길이 바쁘다고 하지 말고 성의 있게 협상에 응하기 바란다"며 "아무리 여당이지만 엄연히 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 일원이다. 정부 구성에 협조하되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 역할을 방기하지 말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