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맞붙는 '삼성家 상속소송'…규모는 축소

2013-02-15     나는기자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차명주식을 놓고 벌인 삼성가(家) 형제들의 상속소송이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의 장남 이맹희(82)씨가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씨 측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는 항소 기한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씨 측은 원심 대상 재산 중 일부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했다. 소송가액은 1심 청구액(4조840억여원)에서 96억5000만원으로 크게 줄었고, 이씨 측은 인지대로 4600여만원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에서 이씨 측의 소송가액이 최초 7000억원에서 4조원대까지 확대된 것을 감안하면 항소심 청구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규모는 1심에 비해 축소될 전망이다.

이씨 측은 이날까지 항소에 대한 최종 결정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간 벌이는 소송이어서 부정적 여론 등이 있는데다 1심 인지대로 127억원이 들었고, 항소심을 진행하려면 1.5배를 추가로 내야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씨 측은 소송가액을 낮추는 방향으로 항소를 제기했다.

1심에서 이씨와 함께 소송에 참여했던 이 선대회장의 차녀 숙희(78·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씨와 손자 이재찬 전 새한미디어 사장의 유가족들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씨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 측은 "1심을 뒤집을 만한 카드없이 항소장을 제출했겠느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이씨의 장남 이재현(53) 회장이 경영하는 CJ그룹은 "아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간곡히 만류했는데도 소송이 진행된 데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개인 소송과 CJ와 분리해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씨 등이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 등을 상대로 4조840억여원을 청구한 주식인도 등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일부 각하하고 나머지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이씨의 항소심은 관련 서류들이 서울고법에 송부된 뒤 3개월이 지나고 난 5월께부터 본격화 될 예정이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