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 강제철거 용역에 고교생 투입 논란

2013-01-08     나는기자다

고교생이 현대차 비정규직 농성장 강제철거 현장에 용역으로 투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곳에, 무력 충돌이 예상되는 곳에 고교생이 일일 용역으로 투입됐다.

울산지방법원은 8일 오후 1시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 명촌정문 송전철탑 인근에서 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조의 지상물(농성 천막, 플래카드 등) 철거에 나섰다. 송전철탑 위엔 최병승씨 등 2명이 고공농성 중으로, 철탑 인근에 설치된 각종 단체의 농성텐트를 철거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철거 현장엔 50여 명의 용역 중 앳된 얼굴의 A군 등 3명도 함께 있었다.

취재 결과 이들 중 2명은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모 고교생으로 올해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는 94년생이었다. 1명은 졸업생이었다.

용역일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A군 등은 8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공고 인근 인력소개소를 찾아 아르바이트 자리를 문의하자 "'12시에 중구 학성공원에 있는 소개소로 가면 시간도 짧고, 좋은 일이 있다'고 해 학성동 소개소를 거쳐 철거현장에 오게됐다"고 말했다.

강제 철거 현장인 줄 았았냐는 질문에 이들은 "몰랐다. 일하기 싫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들은 일당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제철거 현장엔 비정규직 노조원과 민주노총 등 지역 노동계 100여 명이 몸으로 강제철거에 맞섰다. 다행이 큰 충돌없이 1시간여 만에 법원이 강제철거를 중단했다.

법원 측은 직원 30여 명과 용역업체 50여 명을 동원해 철거에 나섰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 1개 중대가 배치됐다.【울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