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빛내주세요"…뜨거웠던 류현진 환송회 열기

2013-01-05     나는기자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메이저리그(MLB) 데뷔를 앞둔 '괴물' 류현진(26·LA다저스)이 수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식 행사를 마쳤다.

한화 이글스는 5일 오후 3시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내 한밭체육관에서 류현진 MLB 진출 기념 환송회를 진행했다.

한화 홍보대사인 개그맨 남희석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800여명의 팬들이 몰려 류현진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전과 서울은 물론 미국 뉴욕에서 온 이도 눈에 띄었다. 류현진의 부모님 역시 자리를 함께해 아들의 늠름한 모습을 지켜봤다.

공식 기자회견이 아닌 팬들과의 만남답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운동복이 아닌 멀끔한 정장차림으로 등장한 류현진은 "열심히 웃겨 드리겠다"는 각오처럼 평소 볼 수 없던 모습들로 흥을 돋웠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팬들과의 즉석인터뷰였다. 류현진은 쏟아지는 날카로운 질문에 조금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성실한 답변으로 박수를 받았다.

류현진은 결혼 계획에 대한 질문에 "결혼은 항상 생각하고 있다. 장가를 빨리가면 성적도 잘 나오는 것 같은데 나도 최대한 빨리 가고 싶다"고 말했다.

10년 뒤 모습에 대해서는 "한화로 돌아와 열심히 선수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정승진 대표이사를 향해 "연봉을 많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투수가 타격을 병행하는 메이저리그 생활에 대해서는 "홈런 5개를 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뉴욕에서 왔다는 한 팬이 "양키스 소속 이치로를 제압해 달라"고 하자 "첫 승부에서 전력피칭으로 삼진을 잡겠다"고 화답했다.

류현진의 팬클럽 회원들은 10가지 의미를 담은 99송이의 장미로 뭉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99'는 류현진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한화는 꼼꼼한 준비로 에이스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환송을 테마로 하는 레이저쇼와 류현진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샌드 애니메이션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한화 정승진 대표와 염홍철 대전시장은 직접 감사패와 명예시민증을 전달했다.

뜨거운 환송에 몸둘바를 몰라 하던 류현진은 고맙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감정을 표현했다. "우승 한 번 못하고 가서 한화 팬들에게 죄송스럽다"며 마지막 인사를 시작한 류현진은 "몇 년 후에 돌아와서는 꼭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화려했던 환송회를 끝으로 한국에서의 공식 행사를 마친 류현진은 조만간 미국으로 건너가 시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