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文측, 安 '거리두기'에 아쉬움…대안 마련 다급

2012-12-04     나는기자다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3일 열린 '진심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으나, 기대보다 낮은 수위에 문 후보 측 캠프의 속내가 복잡하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진심캠프에서 "지난 11월23일 사퇴 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말씀드렸다"며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일단 문 후보 측에서는 "감사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 전 후보의 '지지 의사 표명'이 선거법에 위반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지원 방향을 밝힐 수 없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전 후보가 새정치를 위해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본인의 말씀을 다시 강조하고 사실상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며 "기대했던 만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의 발언이 이뤄진 7분 동안 '문재인 후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안 전 후보의 발언 역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쳤다는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안 전 후보가 이번 대선을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한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는 문 후보 측도 비난의 대상에 포함됐다는 실망감을 나타냈다.

문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은 "새 정치를 공감하는 많은 국민들은 크게 공감할 것 같다"면서도 "민주당과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측면에서 크게 기대에서 아쉬운 점 많다. 기대 이하"라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에 반대되는 흑색선전, 네거티브에 민주당까지 들어가 새누리당과 함께 비판받았다"며 "양측이 다 잘못됐다는 의미인데 이 점에서 문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에 모순된 점이 있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를 동시에 비난한 면이 있다"며 "미래 대 과거의 선거구도에서 우리가 미래를 보여줘야 하는데, 우리까지 과거로 비쳐져 안 전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기 힘들어 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문 후보 측은 향후 안 전 후보의 지원 여부 및 범위 등을 계산하고 선거 전략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돕는다고 가정했을 때, 문 후보의 지지율이 현저하게 오르는 결과도 나오는 만큼 안 전 후보의 지원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부동층이나 무당파로 흡수된 안 전 후보에 대한 지지층을 문 후보 측으로 옮기기 위해 문 후보 측이 택한 전략은 '국민연대'다. '국민연대'를 통해 안 전 후보 및 진보정의당 심상정 전 후보 측 지지층, 시민사회, 학계 세력까지 끌어들인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향후 안 전 후보의 문 후보에 대한 지지 방식 및 강도에 따라 국민연대 방향 및 문 후보가 주창하는 '제2차 용광로 선대위' 구성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향후 어떤 방식으로 함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꿈을 같이 이룰 수 있는지 이제부터 (안 후보 측과)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 입장은 함께 노력해서 나간다는 정신이 유효하고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이지만 안 전 후보 측에 계신 분들의 고민이 있을 것이니 경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