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녀 카드훔쳐 펑펑쓴 30대 징역3년

2012-11-06     나는기자다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른바 '헌팅'으로 만나 결혼까지 약속한 여성의 카드를 훔쳐 돈을 빼낸 30대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6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김모(32)씨는 지난 2000년 특수절도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는 등 수차례 징역형을 선고받고 지난 5월 출소했다. 이후 직업없이 찜질방과 피씨방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그는 지난 7월12일 오후 9시께 서울 강서구 한 인도에서 비를 맞고 서 있는 A(여)씨를 보고 우산을 씌워주며 접근했다. 김씨는 A씨의 연락처를 받고 며칠뒤 함께 술을 마시며 급격히 친해졌다.

이들은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김씨는 자신을 펀드매니저라고 속여 A씨와 결혼까지 약속한 후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도박에 중독돼 있었다. 도박 자금이 필요했던 김씨는 숨겨져 있던 도벽이 되살아났다.

김씨는 지난 8월8일 오후 7시께 A씨가 화장실에 간 틈을 노려 가방에서 카드를 훔쳤다. 또 A씨의 수첩을 뒤져 카드 비밀번호까지 알아냈다.

그는 이틀 뒤 오전 3시32분께 서울 강서구 한 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에서 100만원을 인출해 가로채는 등 같은달 20일까지 6차례에 걸쳐 모두 420여만원을 인출해 가로챘다. 이후 A씨의 또다른 카드를 훔쳐 8월2일 70만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앞서 김씨는 7월7일 오전 3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술집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김모씨의 카드를 훔쳐 수차례에 걸쳐 술값과 택시비 등에 이용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주채광 판사는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절도죄 등으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형 집행이 끝난지 3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동종범죄를 저질렀다"며 "절도의 습벽을 가지고 도박자금을 마련해 범죄를 저지른 점을 참작한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