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녀 카드훔쳐 펑펑쓴 30대 징역3년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른바 '헌팅'으로 만나 결혼까지 약속한 여성의 카드를 훔쳐 돈을 빼낸 30대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6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김모(32)씨는 지난 2000년 특수절도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는 등 수차례 징역형을 선고받고 지난 5월 출소했다. 이후 직업없이 찜질방과 피씨방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그는 지난 7월12일 오후 9시께 서울 강서구 한 인도에서 비를 맞고 서 있는 A(여)씨를 보고 우산을 씌워주며 접근했다. 김씨는 A씨의 연락처를 받고 며칠뒤 함께 술을 마시며 급격히 친해졌다.
이들은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김씨는 자신을 펀드매니저라고 속여 A씨와 결혼까지 약속한 후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도박에 중독돼 있었다. 도박 자금이 필요했던 김씨는 숨겨져 있던 도벽이 되살아났다.
김씨는 지난 8월8일 오후 7시께 A씨가 화장실에 간 틈을 노려 가방에서 카드를 훔쳤다. 또 A씨의 수첩을 뒤져 카드 비밀번호까지 알아냈다.
그는 이틀 뒤 오전 3시32분께 서울 강서구 한 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에서 100만원을 인출해 가로채는 등 같은달 20일까지 6차례에 걸쳐 모두 420여만원을 인출해 가로챘다. 이후 A씨의 또다른 카드를 훔쳐 8월2일 70만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앞서 김씨는 7월7일 오전 3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술집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김모씨의 카드를 훔쳐 수차례에 걸쳐 술값과 택시비 등에 이용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주채광 판사는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절도죄 등으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형 집행이 끝난지 3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동종범죄를 저질렀다"며 "절도의 습벽을 가지고 도박자금을 마련해 범죄를 저지른 점을 참작한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