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품은 박근혜, 대선판세 영향은
安등장에 중도층 확장 한계따라 보수세력 결집 포석인 듯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25일 합당을 공식발표함에 따라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역대 대선에 '캐스팅 보트'역할을 해온 충청권 민심이 이번 합당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쪽으로 크게 쏠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표'를 의식한 합당아니냐는 비판에 직면, 되레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양당의 합당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국민대통합'과 이인제 선진당 대표의 '건전한 우파정권 창출'이라는 대의명분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실제 새누리당은 보수정당인 선진당과의 결합을 통해 충청권 표심잡기 뿐만 아니라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세력 결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최근 당 차원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겨냥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공세를 퍼붓고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복지정책을 마르크스 공산주의 슬로건에 빗대는 등 색깔론 공세에 나선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박 후보가 중도·젊은층 공략을 통한 외연확장에서 보수·우파 결집으로 선거전략을 180도 틀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후보의 등장으로 중도층 확장전략에 한계를 느끼자 보수진영 결집을 통한 승리전략 카드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에 맞서기로 했다는 얘기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수석전문위원은 "보수진영의 통합 내지 보수대연합을 통해 51대 49로라도 이기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연합을 강조하게 되면 중도나 2040 세대확장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가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충청권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선진당과의 합당은 충청권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있어서도 일정부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지난 4·11 총선에서 선진당은 전국 지지율 3.2%에 그치며 5석만을 차지한 군소정당으로 전락했지만 충청권에서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총선에서도 선진당 후보들의 지역구 득표율은 충남 27%, 대전 22%에 달했다.
역대 선거의 '캐스팅 보트'를 충청권이 쥐어 왔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13대 대선 이후 충청권에서 이긴 후보는 항상 청와대의 주인이 돼 왔다.
57만표로 승부가 갈렸던 지난 16대 대선에서 충청권은 이회창 총재보다 25만6000여표 많은 120만9000여표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안겨줬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최근 야권 후보들이 대전·충청을 방문하고 공을 들이면서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가 합당소식이 전해지자 충청권에서 박 후보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며 "그런 차원에서 박 후보나 새누리당이 합당에 공을 들인 것 같고 그 효과는 분명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양당 합당이 충청권 외의 지역에서도 통할지 여부다. 이번 합당이 충청권 지역에서의 국지적 효과로 그칠 경우 보수대연합 등 박 후보의 '우클릭' 행보가 가져올 마이너스 효과를 전체 판도에서 상쇄시키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양당 합당이 박 후보에 대한 전국적인 지지율에까지는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보수야합 등 부정적으로 보는 유권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선진당이 대선후보를 내고 일정한 지지율을 점유했다면 모를까 지역정당으로서도 명맥이 거의 끊어진 정당과 합친 것인데다 충청권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4·11 총선때 나올만큼 나왔다"며 "일부 플러스가 되기는 하겠지만 전체 판세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합당은 박 후보의 자충수라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표 끌어모으기용 협력으로 유권자들에게 각인될 경우 야권 단일화를 '국민기만의 야합'이라 비난하던 새누리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란 얘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난 총선 당시 정치 쇄신과 변화를 이야기하며 충청에서 물갈이론으로 이겼던 박 후보였다"며 "표에 도움만 된다고 하면 아무나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면서 박 후보가 기존에 갖고 있던 원칙이나 쇄신 이미지와 충돌해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일반 유권자들은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에는 관심이 없고 부정적 일수 있지만 야권의 후보단일화에는 상당히 관심이 크다"며 "그런 차원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한 대응수를 노렸다면 오판"이라고 덧붙였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