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류승범, 프리다이빙? 내게 물어봐…'용의자X'
"제가 시킨대로 하셨죠? 저만 믿으세요. 반드시 지켜드리겠습니다."
배우 류승범(32)이 영화 '용의자X'에서 살인을 저지른 사랑하는 여자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한다.
8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이제까지 내가 했던 연기들이 밖으로 에너지를 발산했던 것이 많은데 이번 영화에서는 밖으로 에너지를 표출하기보다는 안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다보니 연기도 낯설고 고민도 많았다. 다행히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밝혔다.
"'석고'를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자기 주문처럼 '석고'라고 생각하고 현장에서 노력을 많이했다."
류승범은 수학만이 삶의 전부인 천재수학자이자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석고'다. 수학의 아름다움보다 더 눈부신 '화선'의 살인 현장을 목격,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치밀한 알리바이를 짠다.
완벽한 석호가 되기 위해 아무렇게나 자른 듯 뭉툭한 머리와 동그란 안경을 쓰는 등 외모뿐 아니라 구부정한 자세, 어눌한 말투까지 연습하는 등 디테일을 살렸다. 또 극중 '석고'의 취미생활인 프리다이빙(무호흡 잠수) 장면을 연기하려고 한 달 가까이 프리다이빙 교육까지 받았다.
"100% 대역 없이 혼자 스스로 프리다이빙을 해낸 내 자신이 대견하다"고 너스레를 떤 류승범은 "개인적으로 물을 무서워하고 물에 대한 공포가 있는 인물이다. 아무런 장비가 없는 다이빙인 프리다이빙이 취미라는 시나리오를 보고 또 다른 숙제가 시작됐다. 촬영 전 한 달여 간 훈련을 받으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나중에 촬영할 때는 다행히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굉장히 많이 찍었는데 편집이 많이 됐다. 내가 너무 멋있게 해버려서 그런 것 같다. 그림이 너무 멋있으면 영화 집중력이 떨어지더라. 잠실의 새로운 돌고래였다. 지금도 수영장에 데려다 주면 프리다이빙으로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연출자 방은진(47) 감독은 류승범에 대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역할과 작품에 달려들었다, 류승범은 '석고'라는 역할에 대해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많은 장면들에 대해 스스로 표현하려고 하면서 많은 제안을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용의자X'는 천재수학자가 자신이 남몰래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녀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감추고자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하며 벌어지는 치밀한 미스터리를 다룬다. 일본의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54)의 원작 소설 '용의자X의 헌신'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18일 개봉한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