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2년차 류중일 감독의 '승승장구'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49) 감독은 해냈다. 그것도 2년 연속이다. 신인 사령탑으로 지난 해 프로야구를 휩쓴 류 감독은 2012 팔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도 정상에 오르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류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10년 겨울. 선동열 현 KIA 타이거즈 감독이 갑작스레 물러난 뒤였다.
류 감독은 이듬해 팀을 이끌고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를 석권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전유물인 리더십이란 단어가 류 감독 이름에 따라왔다.
'야신' 김성근 현 고양 원더스 감독도 해내지 못한 아시아시리즈 정상까지 꿰찼지만 류 감독이 좋은 소리만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임 감독이 공을 들인 라인업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은 류 감독을 괴롭혔다.
폄하에 오기로 맞섰다. 겨울에는 아시아 2연패를 목표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우승후보라는 모두의 예상 속에 맞이한 올 시즌 초반에는 적잖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겠다"던 류 감독과 삼성은 엇박자를 내며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승엽의 가세로 한층 무게가 실릴 것이라던 타선은 최형우가 끝 모를 부진에 빠지며 엇박자를 냈고 계투진의 위력도 예년보다 덜했다.
5월까지 6~7위를 오가던 삼성은 6월에 들어서야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았다. 삼성은 6월30일 첫 2위로 올라서더니 다음 날 바로 선두를 꿰찼다.
철벽 불펜과 장원삼-탈보트가 주축이 된 선발진이 자리를 잡았고 최형우가 살아난 것이 반등의 계기가 됐다. 탄력을 받은 삼성은 2위와의 격차를 계속 벌렸고 결국 레이스를 1위로 완주했다.
아무리 좋은 자원으로도 쉽사리 달성할 수 없는 것이 장기 레이스 우승이다. 프로 감독 경험이 전무한 이가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선 류 감독은 데뷔 직후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사령탑이 됐다.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이는 2005~2006년 삼성을 이끌던 선동열 감독뿐이다.
류 감독은 "작년에는 우연찮게 했다면 올해는 모든 스태프와 선수단의 하나 돼 일궈낸 성과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기분이 좋다"며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타 팀에 비해 부상이 없었던 것이 원동력이다. 잘 관리해준 코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