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2위 싸이, 엽기가수에서 국제가수까지

2012-09-28     나는기자다

 

정규 6집 '싸이6甲 파트1' 타이틀곡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핫100' 싱글차트 2위에 오른 국제가수 싸이(35)의 삶은 말그대로 새옹지마다.

2001년 1집 '싸이 프롬 더 싸이코 월드'로 데뷔한 싸이는 독특한 콘셉트의 타이틀곡 '새'로 단숨에 코믹 엽기 가수로 떠올랐다. 팔에 깃털을 붙인 채 새춤을 추고 땀을 흘리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미남'만 가수를 한다는 편견을 단숨에 깨뜨렸다.

싸이 역시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저는 태생이 B급입니다. 그런 것을 만들고 할 때 소스라치게 좋아요. B급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싸이는 출발부터 별난 감성으로 주목받으며 그해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같은해 11월 대마초 흡연으로 추락의 위기에 처한다. 2002년 1월 내놓은 2집 '싸2' 역시 이 영향으로 묻혀버린다.

행운의 여신은 그러나 그를 버리지 않았다. 자숙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응원전에 참가, 열정과 '끼'를 분출하는 모습이 뉴스를 타며 자연스럽게 복귀했다. 9월 내놓은 3집 '마이'의 수록곡 '챔피언' '낙원'이 크게 히트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응원가 분위기를 풍기는 '챔피언'으로 포퍼먼스형 가수로 거듭났다. 이후 각종 행사와 단독콘서트에 잇따라 출연하며 공연 전문가수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윤의 '성인식'을 그녀와 똑같은 옷을 입고 패러디하는 등 B급 문화는 여전했다.

2006년 6월 4집 '싸집' 타이틀곡 '연예인'으로 개성있는 가수로 다시 인식되며 입지를 다진 싸이는 또 시련과 맞닥뜨렸다. 2003년부터 2005년 11월까지 정보처리사 자격증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병역 특례요원으로 대체복무했으나 2007년 5월 부실 근무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결국 같은해 병무청으로부터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아내와 쌍둥이 딸을 남겨 두고 서른 살에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2009년 7월 전역한 싸이는 2010년 8월 정규 5집 '싸이 파이브'의 타이틀곡 '라이트 나우'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군 복무를 두 번 한 것을 스스로 웃음의 소재로 삼는 등 화려한 입담으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며 대중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싸이는 미국 CNN 등 여러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병역 문제로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여러 차례 용서와 기회를 준 국민들 덕분에 노래할 수 있었다고 거듭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싸이는 2년 만인 지난 7월 발표한 '강남스타일'과 이 곡의 뮤직비디오로 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스타로 떠오르며 국제적인 가수가 됐다. 관광버스와 사우나 등지에서 '말춤'을 추는 싸이의 코믹한 모습은 세계인들의 관심거리였다. 싸이는 "모든 것이 웃겨서 시작된 것이죠. 음악을 하는 사람이 웃겨서 성공한 것이 웃기지만 웃겨서 성공했다는 사실이 납득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갈 때까지 가보자'라는 노랫말처럼 '강남스타일'은 음원이 공개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음 주에는 빌보드 '핫100'에서 1위에 오를 것으로 확실시 된다.

한국 가수 중 처음, 아시아 가수 중에서는 두 번째로 정상을 넘보고 있다. 1963년 일본의 사카모토 큐(1941~1985)가 일본어 노래 '스키야키'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바 있다

싸이는 빌보드 1위를 차지한다면 "시청광장 등 시민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로 '강남스타일'을 부르면서 말춤을 추겠다"고 웃으며 약속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