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예선]최강희호 '유럽파 공격진에 이란전 승부수'
축구국가대표팀 최강희호가 유럽파 골잡이 박주영(27·셀타비고)과 손흥민(20·함부르크)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 개편에 나섰다.
최강희(53)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17일 테헤란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4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최 감독은 이번 명단에서 '애제자' 이동국(33·전북)을 제외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최강희호 출범 이후 치른 7경기에 모두 출전해 4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해왔다.
하지만 최 감독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며 이동국을 중심으로 한 공격전술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동국을 제외해야겠다고 먼저 마음먹었다"며 "후배들이 인정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야 출전할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 선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동국은 185㎝의 큰 키와 다부진 체격을 갖춘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하지만 활동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30대에 접어들며 체력 저하도 눈에 띄었다.
최 감독은 "일각에선 이동국을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것은 아니다. 여름을 기점으로 K리그서 체력적으로 문제를 보였기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제외했다"며 "전술상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데뷔골을 터뜨린 박주영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4경기 연속 선발출전해 3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을 불러들였다.
최 감독은 "유럽 선수들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었다. 이번 이란 원정에서는 새롭게 공격진을 개편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팀 공격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박주영은 196㎝ 장신 공격수 김신욱(24·울산)과 함께 투톱 역할을 맡거나, 원톱으로 나서 2선 공격수들과 다양한 위치 변화로 대표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는 박주영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좋은 호흡을 선보였던 이청용(24·볼턴), 김보경(23·카디프시티)을 비롯해 이근호(27·울산) 등 든든한 지원군들이 이름을 올렸다. 박주영과 함께 공격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표팀 막내'로 최강희호에 승선한 손흥민도 형들에게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유럽파다. 소속팀 함부르크에서 주로 측면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지만 득점력과 스피드를 두루 갖추고 있어 공격 전지역에 기용할 수 있다.
손흥민에 대해 "잠재된 능력은 최고다. 슈팅 능력, 돌파력, 침투 능력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높게 평가한 최 감독은 이동국의 빈 자리를 메워줄 좋은 선수들이 많아 대표팀 공격에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속팀에서 2경기(3골) 연속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분데스리가 3라운드 프랑크푸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린데 이어 4라운드 '디펜딩챔피언'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말 최상이다. 현재의 경기력을 계속 유지해 골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최 감독은 손흥민이 소속팀 경기에서 꾸준히 출전해 지금의 몸상태를 이란전이 열리는 다음달 17일까지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