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평한 서비스가 고객 만족 행정이다
현지원 안덕면사무소
고객 만족 행정을 실천하기 위해 유명 강사를 초청한 교육을 받고, 자체 실천 결의를 다져 보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천하려는 사람은 나름대로 친절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은 그러하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우리 공공부문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만족의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고객 만족, 고객 감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는 다르다는 원천적인 차이 때문인지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점에서 오히려 행정기관의 서비스가 더 발전해야함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행정서비스는 공평하게 제공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든다.
사실 별로 그렇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다. 공평한 서비스 제공이라곤 하지만 공공서비스 역시 차별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오히려 성실한 다수의 시민에게는 아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소위 목소리 큰 사람들에 대한 서비스만이 고객 만족이니 감동이니 하는 말로 포장되어 나간다면 분명 문제다.
주정차 구역이 아닌 장소에 주정차중인 차량 단속을 한다는 것은 대다수의 교통질서를 준수하는 고객의 권리를 보호하는 행정이다. 이런 장면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거칠게 항의하는 민원인도 우리의 고객임은 분명하지만 앞에 언급한 다수의 시민보다 더 감동을 안겨야할 고객이냐 하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서비스를 덜 받아야할 고객이 당당하게 나온다는 것은 뭔가 서비스가 잘못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동일한 행정행위지만 단속을 당하는 주민의 눈에는 불공평한 일이 되고, 그러한 모습을 보는 다수의 시민에게는 공평한 일이 된다.
친절은 평등과 같다는 생각이다. 평등이 ‘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 같음’이라 정의된 것처럼 생김새나 부유한 정도에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 말은 역으로 능력에 따라, 공헌도에 따라 차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우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행정서비스는 어떻게 해야 하나?‘그게 무엇이건 나한테만 친절하면 된다.’는 것은 고객 만족 행정이 아니다. 공평한 서비스가 고객만족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