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대구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 ‘갑질 횡포’

2014-07-17     퍼블릭 웰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의 공무원들이 관급공사에 참여한 업체로부터 상습적으로 금품·향응을 받는 등 '갑 행세'를 일삼았다는 내용이 폭로돼 감사를 받고 있다.

대구시는 "상수도사업본부 동부사업소 직원들이 작년 4월∼올해 3월 동구 1·2지구(신암·신천동 등) 상수도 급수공사에 참여했던 A업체로부터 수차례 금품 및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대구시는 타 구청 상수도 사업소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사실확인에 나섰다.

동부사업소 직원 18명 중 12명이 금품·향응 수령에 관여한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A업체는 동부사업소 직원들에게 작년 9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4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명절 떡값' 명목으로 상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업체 직원이 상품권을 전달하자 동부사업소 직원은 "왜 사장이 직접 안오고 (당신이) 왔느냐"고 면박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8월 한 간부 공무원 부임 후 가진 회식 자리에 A업체 관계자를 불러 1차 식사 값과 2차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 관계자는 대구시 조사에서 "(회식이 열린) 식당에서 속칭 '카드깡'으로 현금 143만원을 마련해 1차 식사 값을 지불한 후 나머지 금액을 사업소 직원에게 건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A업체는 지난 3월 동부사업소 측의 요구로 한 고깃집에서 공무원들에게 28만원 상당의 식사를 접대했다고 주장했다.

사업소로부터 관급공사를 낙찰받은 업체들이 일정 금액을 보상받은 뒤 다른 업체에 사업을 넘기는 이른바 '불법 하도급'이 관례처럼 이뤄지고 있으나 공무원들이 상납 등을 대가로 묵인하고 있다고 했다.

A업체 한 관계자는 "상납을 잘하는 업체는 (사업상) 대접을 받고, 하지 않은 업체는 (대접을) 못 받는 게 현실이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금품 등을 제공했다"며 "사업소는 매번 공사가 마무리될 때마다 '뭐 없나', '밥 없나'라고 한다.
 
이런 관행은 대구의 모든 상수도사업소에서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부사업소 관계자는 "상품권을 받은 적은 있지만 금액이 부풀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직원 10여명이 A업체와 한 차례 저녁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2차 비용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불법 하도급 관행 등 업체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현재 직원들이 조사를 받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대구시 감사관실 측은 "현재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경북일보 / 박무환기자 pmang@kyongb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