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넥센, 역전패 부른 '통한의 실책'

2012-09-09     나는기자다

 넥센 히어로즈가 4점차를 지키지 못하고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통한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넥센은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2로 앞서가다가 5회부터 SK에 무려 9점을 헌납해 11-6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넥센의 패배 요인으로는 많은 것을 꼽을 수 있다. 3회초까지 6점을 뽑아냈던 타선이 이후 SK 계투진을 공략하지 못했고, 4이닝 9피안타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한 선발 김영민의 뒤를 이은 불펜 투수들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것은 고비 때 나온 실책이었다.

넥센은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제압했다.

넥센은 1회초 1사 1,2루에서 터진 박병호의 우전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이후 1사 만루에서 이성열의 우전 적시타와 김민성의 희생플라이가 연달아 나와 3-0으로 앞섰다.

1회말 SK에 2점을 내줬지만 넥센은 3회 다시 한 번 주도권을 잡는데 성공했다. 3회 선두타자 강정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성열이 우월 투런포를 날려 2점을 더한 넥센은 김민성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백투백 홈런을 날려 6-2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이내 위기가 찾아왔다.

넥센은 5회 김영민이 정근우, 임훈에게 연달아 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무사 1,3루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가 최정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SK에 추격의 점수까지 내줬다.

한현희가 이호준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뒤를 이은 박성훈이 박정권을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넥센은 위기를 벗어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박성훈이 김강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의 위기를 이어간 상황에서 통한의 실책이 나오고 말았다.

2사 만루에 대타로 나선 이재원은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이를 잘 잡은 넥센 유격수 강정호는 1루로 송구했다. 하지만 송구가 정확하지 못했다. 강정호의 송구는 1루수 왼쪽으로 살짝 빠졌다. 이 사이 2, 3루에 있던 최정과 임훈이 모두 홈을 밟았다. 넥센은 6-5까지 추격당했다.

분위기를 SK에 내준 넥센은 7회 2점을 내주며 6-7로 역전까지 당했다.

그래도 1점차라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넥센은 8회 아쉬운 실책이 나오는 바람에 완전히 SK에 승기를 헌납했다.

넥센은 8회 김정훈이 흔들리며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연달아 내줘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넥센 김정훈은 1사 만루의 위기에서 김강민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김민성이 이를 실수없이 잘 잡았다. 병살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민성도 병살을 노리는 듯 3루주자 임훈을 아웃시키기 위해 포수에게 송구했다. 송구는 높았다. 결국 포수 최경철은 이를 잡지 못했고, 공은 완전히 뒤로 빠져버렸다.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면서 넥센은 SK에 3점차(6-9) 리드를 내줬다. 분위기가 완전히 SK 쪽으로 넘어갔다.

SK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조동화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한 SK는 조인성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직 4강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넥센은 실책 때문에 뼈아픈 패배를 맛봤고, 동시에 4강에서도 더 멀어졌다. 57패째(52승2무)를 당한 넥센은 4위 두산과 격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넥센 김시진(54) 감독은 "초반 승기를 이어나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내일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