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야구]일본 울리고 변화구 연마까지…평생 추억 남긴 이건욱

2012-09-08     나는기자다

 

8일 오전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5-6위 순위결정전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국 선발 이건욱이 역투하고 있다. bjko@newsis.com 2012-09-08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제25회 세계선수권은 고교 2년생인 이건욱(동산고)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대회로 남게 됐다.

이건욱은 8일 오전 10시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회 일본과의 5~6위 결정전에 선발로 나서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미 우승권에서 멀어진 한국은 명예회복을 위해 이번 경기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나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상대가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어서 어느 때보다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이정훈 감독의 선택은 윤형배(북일고)도, 심재민(개성고)도 아닌 이건욱이었다. 날선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로 무장한 이건욱은 위력적인 투구로 기대에 부응했다.

이건욱은 "긴장이 많이 됐는데 차분하게 하라고 주문하셔서 최대한 노력했다"며 "긴장이 됐지만 자신감을 갖고 던졌다. 타자들이 변화구에 많이 헛스윙을 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전까지 윤형배에게 가려져있던 이건욱은 18⅔이닝동안 9피안타 삼진 20개 평균자책점 0.48의 빼어난 성적은 남기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건욱은 "인생에 한 번 있는 대회이니 최선을 다하자고 맘을 먹었다"며 선전을 비결을 밝혔다.

이건욱은 이번 대회를 통해 돈 주고도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쌓았다. 다른 나라 또래 선수들을 상대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일이지만 커브와 체인지업 연마라는 보너스까지 얻었다. 이건욱에게 요령을 알려준 이는 심재민이었다.

"원래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졌는데 대표팀에 와서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졌다"고 말한 이건욱은 "심재민 선수가 알려줘서 던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몇 차례 시도해도 잘 안 됐는데 이번 대회에서 익혔다"고 설명했다.

유급을 해 고교 2학년인 이건욱은 1년 뒤 프로 무대를 밟게 된다. 지금 상태만 유지한다면 내년 부활되는 1차 지명까지 노려볼 만 하다.

롤모델은 SK 와이번스 송은범이다. 고교 선배이기도 하다. "몸을 불려 150㎞까지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건욱은 "송은범 선수를 닮고 싶다. 부드러운 투구폼이 인상적"이라고 부러워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