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 포항시 공무원에도 甲乙이 따로 있다
2013-07-24 퍼블릭 웰
통근버스 양덕구간 탑승자 늘자 계약직에 이용 자제 통보
“계약직근로자는 아침 통근버스 이용을 자제해 달라”
최근 남양유업 사태 등 `갑·을` 불공정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정규직과 계약직 공무원 사이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시청에서 계약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지난 22일 오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최근 A씨가 사는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숫자가 급증, 통근버스에 직원이 몰린다며 될 수 있으면 일반버스를 이용해달라는 내용의 통보전화였다.
전화를 끊은 A씨는 너무나 황당했다. 억울한 감정이 목까지 차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계약직`이라는 자신의 신분 때문에 아무런 항의조차 할 수 없었다.
A씨는 “정규직은 통근버스를 이용하고, 계약직은 알아서 출근하라는 것 자체가 차별 아니냐”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력서 한 장으로 뽑힌 사람이 국가고시를 통해 선발된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23일 현재 포항시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출·퇴근용 셔틀버스는 환여·양덕·흥해 등 총 3대.
이중 양덕~포항시청 구간을 운행 중인 버스는 이용자가 늘면서 정원 33명이 늘 만원이다. 좌석이 모자라 일어선 채로 탑승하는 직원이 발생하자 정규직 공무원들이 계약직 공무원들에게 탑승을 금지해달라고 요구를 한 것이다.
담당부서인 포항시 자치행정과는 “각 부서에 있는 계약직 공무원들에게 인원이 비교적 많이 몰리는 출근시간 대에는 통근버스 이용을 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을 전하기는 했다면서 입석으로 버스에 탑승할 경우 이용자의 안전사고 위험 등이 지적돼 부득이하게 이용자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어 취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또한 “통근버스는 기본적으로 정규직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제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간제근로자와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은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서러움 그 자체”라면서 “양성평등을 비롯 소외계층 복지를 늘 외치는 포항시가 우선 내부부터 작은 부분의 차별을 없애는 등의 시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최근 양덕 등 특정지역에 아파트단지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통근버스의 수용인원이 초과해 빚어진 일”이라며 “빠른 시일내로 통근버스의 노선을 조정해 계약직 공무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경북매일신문 고세리기자 | manutd2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