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야구]한국, 대만에 분패…결승행 빨간불

2012-09-06     나는기자다

끈질기게 따라 붙었지만 한 방이 없었다. 세계 정상을 노리던 한국 청소년야구대표팀이 '복병' 대만에 발목을 잡혔다.

이정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만과의 2라운드 1차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3-7로 패했다.

예선성적 1승1패를 안고 2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첫 경기를 내주면서 남은 일정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1승2패가 된 한국은 남은 일본, 캐나다전을 모두 이겨야 결승 진출이 가능해졌다.

이번 대회 구위가 가장 좋은 이수민(상원고)과 에이스 윤형배(북일고) 등 투수만 7명을 내고도 져 충격이 더욱 컸다.

이수민은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윤형배가 3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부진한 것이 아쉬웠다.

타자들도 고작 2점을 얻는데 그쳤다.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강승호(북일고)는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고군분투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40여일간 합숙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만은 탄탄한 실력으로 한국을 돌려세웠다. 선발 홍신츠(5⅓이닝 5피안타 2실점)와 두 번째 투수 청전호(3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는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잠재웠다. 좌익수 센위핀은 3타수 2안타 2득점 3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초반에는 투수전이 진행됐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대만이었다. 대만은 6회 1사 후 센위핀의 몸에 맞는 공으로 포문을 연 뒤 리청시엔의 중전안타로 1,2루를 만들었다.

4번타자 수츠치에의 우익수 플라이로 기회를 날리는 듯 했던 대만은 양챠웨이의 우전 안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찬천시앙의 2루수 직선타 때는 김민준의 실책에 편승, 순식간에 2점을 올렸다.

한국은 이수민에 이어 장현식(서울고), 윤형배를 차례로 올렸지만 계투진의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치며 주도권을 내줬다.

한국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김인태(북일고)는 홍신츠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한국의 이날 경기 첫 선두타자 출루였다. 김민준(북일고)의 유격수 땅볼로 2루에 안착한 김인태는 강승호의 좌전 안타 때 홈까지 파고 들어 첫 득점으로 연결했다. 타구가 짧았지만 빠른 발이 돋보였다.

동점은 강승호의 발에서 만들어졌다. 김인태가 홈으로 질주하는 사이 2루까지 내달은 강승호는 순식간에 3루 도루에 성공했다. 긴장한 투수 청전호는 크게 흔들렸고 결국 보크로 동점 득점을 헌납했다.

균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대만은 7회 1사 1,3루에서 1타점 우전 안타로 재차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이어진 위기에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줬지만 3루 주자의 리터치가 빨랐다는 판정 덕분에 그나마 추가실점은 막았다.

8회 1사 3루에서 김민준의 스퀴즈 번트 실패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9회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사 2루에서 송준석(장충고)이 우익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낸 것. 스코어는 3-3.

기사회생의 기쁨은 거기서 끝이었다.

한국은 승부치기(무사 1,2루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로 진행된 10회초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대거 4점을 내줬다. 일본전 선발이 유력한 이건욱과 심재민 등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물 오른 대만 타선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만과 같은 무사 1,2루에서 마지막 공격에 들어선 한국은 첫 타자 김민준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역전의 희망을 부풀렸지만 삼진과 병살타로 1점도 얻지 못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