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남경선]못말리는 文, 살아난 金…경선 뜨거워지나

2012-09-04     나는기자다

'친노(親노무현) 성지'인 경남 지역의 민심은 '노무현의 그림자'라고 불리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지역 민심은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김두관 후보의 손도 사실상 함께 들어주면서 다소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이던 민주당 대선 경선 구도가 흥미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후보는 4일 경남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지역 경선에서 1만1683표(득표율 45.09%)를 획득, 7연승을 거뒀다. 7번의 경선에서 전승을 거둔 문 후보의 대세론이 점차 강고해지는 양상이다.

이날 경선은 지역 특성상 '노무현의 남자들'로 불리는 문재인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맞대결에 특히 관심이 쏠렸다. 두 후보 모두 경남 출생이고, 참여정부에서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게다가 김 후보는 경남도지사까지 지냈다.

두 후보는 정견발표 때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문재인 후보는 "저는 경남이 홈 그라운드라고 생각한다"며 "경남의 아들인 제가 다른 지역에 가서도 당당하게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두관 후보는 "여러분 손으로 키워준 '진짜' 경남의 아들인 제가 열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문 후보를 견제했다.

결과는 문재인 후보의 승리로 끝났지만 지역 민심은 김두관 후보를 버리지는 않았다. 김두관 후보는 1만1381표(43.93%)를 얻으며 문 후보를 턱끝까지 추격, 자존심을 회복했다. 두 후보의 표 차는 불과 302표에 지나지 않는다.

김두관 후보는 누적득표수 2위인 손학규 후보와의 격차도 대폭 줄였다. 지난 2일 인천 경선까지만 하더라도 김두관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14.74%로 25.78%인 손학규 후보에 비해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남 경선 이후 두 후보의 격차는 2.29%p로 줄어들었다. 이로써 김두관 후보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 경선 결과는 결선투표를 노리는 비문(비문재인)주자들 전체에게도 호재다. 김두관 후보의 선전으로 문재인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46.15%에서 45.95%로 소폭 떨어졌다. 전체 경선 결과 1위의 누적득표수가 과반을 넘지 못하면 1·2위 간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손학규 후보 측은 결과 발표 직후 논평을 내고 "전남 광주 경선에 모든 승부수를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뜨거운 지지를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 측도 통화에서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더 분발해서 반드시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부터 6일까지 광주·전남(4~6일)에서 지역 경선 일정을 진행한다. 선거인단이 14만명에 육박하는 광주·전남 지역은 민주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창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