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 원스톱센터 운영하니…' 보호취객 확 늘었네

2012-09-04     나는기자다

 지난달 10일 0시.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손 경장은 "어떤 여자가 아기를 안고 길가에 앉아 있다"는 무전지령을 청취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 여자는 심하게 술에 취한 채 횡설수설하고 있었고 엄마 품에 안긴 아기는 울고 있었다.

손 경장은 일단 모녀를 순찰차에 태우고 파출소로 갔다. 이후 모녀의 신체 상태가 심각해 파출소에서 보호조치 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인근 보호․구호시설 등에 연락을 취했으나 '아기가 있어서', '주취자'는 받을 수 없다는 반응뿐이었다.

그는 서울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주취자 원스톱(ONE STOP) 응급의료센터'가 설치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모녀를 태우고 서울의료원으로 이동했다. 급한 마음에 아이도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이 이만저만 되는 것이 아니었지만 그 보다도 '다른 구호기관처럼 거부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막상 병원에 도착해보니 자신과 같이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안내하며 곧바로 그 모녀를 응급의료실로 이송하는 것을 도와줬다. 두 모녀는 바로 응급조치를 받고 다음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지난 7월31일 주취자 원스톱 응급의료센터 개소 이후 한달간 총 604명을 인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청에 따르면 이는 일일 평균 21.6명인 셈이다. 개소 이전과 비교해 인계건수가 급증했다.

3개병원이 참여했던 지난해 10월4일부터 올해 4월30일까지 350%(4.8→21.6명)가 증가했다. 5개병원이 참여했던 5월1일부터 7월30일까지는 33.3%(16.2→21.6명)가 늘었다.

경찰은 또 주폭을 척결하고 음주문제자의 치료·교육·예방 등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알콜상담센터·대한병원협회 서울시병원회·천주교 서울대교구·예수의 꽃동네·코레일 서울본부 등 5개 관련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업무협약 체결에만 그치지 않고 활성화를 통해 '건전한 음주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더울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