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유도선수 유시연, 뻔뻔 가수되다 '사랑방손님'
예정에 없던 무대였다. 근처를 지나던 이 여성은 행사 관계자를 찾아가 "가수인데, 오프닝 무대를 내가 하면 안 되겠느냐"고 청했다. 이어 김용임(46)의 '빙빙빙'과 '열두 줄'을 불러 청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이 당찬 여성이 트로트가수로 데뷔했다. 디지털싱글 '사랑방 손님'으로 활동 중인 유시연(23)이다.
"당시 할머니 댁에 놀러가다가 우연히 보고 참여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내 노래도 없이 뻔뻔한 행동이었던 것 같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동네노래자랑이었지만 꽤 큰 행사였다"고 부연했다.
김용임의 노래를 곧바로 부를 수 있었던 것은 가방에 반주용 음악(MR)을 가지고 다녔기 때문이다. "대학 입학 후 가수를 꿈꾸면서 작곡가에게 노래를 배웠다. 이후 MR을 들고 다니며 무대가 있으면 무작정 올라갔다"고 밝혔다.
키 163㎝ 몸무게 45㎏인 유시연은 운동선수 출신이다. 체형과 어울리지 않는 유도선수로 활약했다. "중2 때부터 유도 국가대표의 꿈을 꿨다"는 촉망받는 선수였다. 고2 때 서울시장배 유도대회 1등, 전국대회 3등에 오를 정도였다.
대학 경호학과에 들어갔다가 연극영화학과로 옮겼다. "노래 관련 학과가 없어 연극영화학과로 바꿨다"면서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 운동을 접고 가수로 방향을 틀었다"고 털어놓았다. "집에서도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며 행복해한다.
트로트는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 "트로트를 듣고 자란 영향이 컸다. 구성진 꺾기 창법도 매력적"이라며 즐거워한다. 1년반 이상 창을 배우기도 했다. 보통 가요는 "듣기에는 좋지만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유시연은 타이틀곡 '사랑방 손님'과 '남자답게 굴어주세요' 등 두 곡을 집중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노랫말도 재밌고 리듬도 신난다"며 "뻔뻔하게 시작한 만큼 어떤 무대도 가지리 않고 뻔뻔하게 활동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