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U-20월드컵]'런던 쾌거는 없었다' 한국, 일본에 져 4강행 좌절

2012-08-31     나는기자다

 '런던 쾌거'는 재현되지 않았다. 한국이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축구 8강전에서 숙적 일본에 패해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정성천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30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2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일본대표팀에 1-3으로 패했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사상 첫 동메달을 따낸 기세를 여자대표팀이 이어받아 준결승 진출을 이뤄주기를 기대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한국은 2010년 U-17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우승컵을 들어올린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다.

U-17 여자월드컵 우승 주역 여민지(울산과학대)와 이정은(한양여대), 이금민, 이소담(이상 현대정과고) 등이 당시의 좋은 기억을 되살려 일본전 선봉에 나섰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3경기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여민지는 최전방에서 투지를 불사르며 상대 수비수를 괴롭혔다. 하지만 컨디션이 100%가 아닌 탓인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일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의 우위와 홈 이점을 안고 있어 쉽지 않은 상대였다.

일본은 U-20 여자대표팀 간의 상대전적에서 한국에 4승1무로 앞서 있었다. 여자성인대표팀의 FIFA랭킹에서도 일본(3위)이 한국(15위)보다 높다.

이번 한일전의 열기는 평소보다 더욱 뜨거웠다.

이명박 대통령의 깜짝 독도 방문과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 일본전에서 박종우가 펼친 '독도 세러모니'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열렸기 때문이다.

일본 홈 관중들은 도쿄국립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우렁찬 응원을 했다. 일부 관중들은 욱일승천기를 내걸어 한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일본의 분위기에 압도당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반면 일본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8분 한국 수비진의 백패스를 가로채 역습으로 전개했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시바타 하나에가 침착하게 선제골을 기록했다.

수비 실수로 한 골을 내준 한국이었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조별예선에서 3골을 넣었던 전은하(강원도립대)가 전반 15분 헤딩골을 터뜨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금민이 일본의 왼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전은하에게 연결한 크로스가 일품이었다.

그러나 1-1의 팽팽한 경기 양상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일본이 4분 만에 다시 추가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갔다.

선제골을 넣었던 시바타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전하늘(여주대)이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기세를 올린 일본은 전반 37분 한 골을 더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 대회 4골 2도움으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다나카 요코가 다카케 히카리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이어받아 손쉽게 추가골을 넣었다.

전반전을 1-3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전 들어 총공세를 펼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들어 체력저하가 눈에 띈 한국은 일본의 중원 압박과 탄탄한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