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기구 '화합·청렴·정책'에 방점

2012-08-27     나는기자다

박근혜 후보의 대권가도를 전면 지원할 새누리당의 대선기구 인선이 27일 발표됐다.

새누리당은 이번 인선에서 대선 체제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대선기획단을 중심으로 국민행복특별위원회와 정치쇄신특별위원회를 '투톱'에 배치했다.

박 후보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설치된 이들 특위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경제살리기특위'처럼 선대위 내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쇄신특위는 최근 불거진 당내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단호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며 국민행복특위는 민생을 최우선시한 정책대결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선대위의 인적구성을 책임질 대선기획단은 화합에 방점을 찍었다.

◇대선기획단장에 중립성향 이주영…'화합형 인사' 예고

당초 대선기획단장에는 친박계 핵심인사로 분류되는 서병수 사무총장과 박 후보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 최경환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계파색이 옅은 4선의 이주영 의원이 단장을 맡게 됐다. 국회의원, 경남 정무부지사, 판사 등을 지내며 입법·행정·사법부를 두루 거친 이 의원은 올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당시까지만 해도 중립성향 인사로 분류됐다.

이후 비대위원 활동과 박 후보 경선 캠프의 부위원장 겸 특보단장을 지내면서 친박계에 가까워졌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의 단장 선임은 향후 선대위의 인적구성이 '화합'에 중점을 둘 것이란 예상을 낳게 한다. 기획단은 선대위가 출범하기 전까지 한달여를 활동하며 외부인사 영입, 본선전략과 정책 등 대선 체제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또 친박계 실세들이 박 후보 주변을 장악할 경우 거세질 야권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서병수 사무총장도 이 의원의 인선 배경에 대해 "정치 경력도 있으시고 당내를 아우를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친인척·측근 비리 엄중차단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으로 발탁된 안대희 전 대법관은 새누리당이 이번 인선에서 가장 공을 들인 인사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와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로 '국민 검사', '안짱' 등의 별명을 얻었고 팬클럽까지 생겨난 인물이다.

경력도 화려해 만 20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스물다섯에 검사가 된 뒤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본부 과장을 두번이나 지냈다. 요직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2·3부장도 모조리 거쳤다.

서 사무총장은 안 전 대법관에 대해 "청렴 강직한 검사출신으로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상황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력 때문에 박 후보가 직접 그를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안 전 대법관은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체류할 예정이었지만 박 후보의 삼고초려에 일정을 미루고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법관은 당으로부터 부정부패 척결과 후보자 본인 및 주변인 관리에 전권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행복, '정책'으로 구체화

국민행복특위 위원장은 대선 체제에서 요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선임됐다.

김 전 수석은 경제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 비대위원과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박근혜의 사람'으로 자리잡았다.

국민행복은 지난 총선에서도 박 후보가 즐겨 썼던 용어로 민생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따라 김 전 수석은 박 후보가 수락연설문에서 강조한 국민 대통합 정신을 경제민주화와 복지,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으로 구체화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와 호흡을 맞출 부위원장에 선임된 진영 의원은 정책위원장을 지낸 3선 의원으로 당내외를 아우르는 통합형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은 박 후보의 교육분야 정책입안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공보단은 언론인 출신 대거 포진

박 후보의 '입' 역할을 하며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도 적극 맞설 공보단에는 전문성을 고려해 언론인 출신 인사들이 대거 기용됐다.

공보단 단장에 선임된 김병호 전 의원은 KBS 보도국장 출신으로 박 후보 경선 캠프에서도 공보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공보위원들도 전체 8명 가운데 6명이 언론 또는 홍보분야 인사들로 구성됐다. 현역의원의 경우 서울신문 정치부장 출신의 박대출 의원과 SBS 앵커출신 홍지만 의원, 당 수석부대변인 출신 서용교 의원이 선임됐다.

당협위원장 인사로는 정성근 전 SBS 앵커와 김석진 전 MBC 네트워크 팀장,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 등이 임명됐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번 인선에서 다양한 외부인사 등용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지역적 한계는 여전히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총 33명의 인사 중 영남권 인사는 16명에 달했던 반면 호남권은 김종인 전 수석과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 등 두명 뿐이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