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마지막 고비' 넘지 못한 인천 "하위그룹서 총력"

2012-08-27     나는기자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의 수장 김봉길(50) 감독이 다음시즌 강등을 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26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0라운드 경기에서 득점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최근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린 인천(10승10무10패 승점 40)은 '제주'라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상위그룹 진입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같은 시간 광주FC를 2-1로 꺾은 경남FC(11승9무10패 승점 42)가 인천과 대구FC(10승9무10패 승점 39)를 따돌리고 스플릿시스템에서 8위까지 오르는 상위그룹에 포함됐다.

인천은 경남과 승점이 40점으로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9위로 밀렸고, 하위그룹으로 떨어졌다.

스플릿시스템은 내달 15일부터 적용된다. 상위그룹인 A, 하위그룹이 B로 나뉘어 나머지 14라운드를 치러 우승팀과 강등팀 2개를 가리는 방식이다.

올 시즌 인천은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를 쓸 뻔했다. 시즌 초반 16경기 동안 단 1승(7무8패)에 그치며 꼴찌를 맴돌던 팀이 완전히 돌변해 상위그룹 진입까지 바라본 것이다.

지난 4월 허정무 전 인천 감독이 내려놓은 지휘봉을 김봉길 코치가 이어받아 감독대행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이때부터 팀 성적이 가파르게 반등했다.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그 중심에는 설기현과 김남일 두 명의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이 있었다.

설기현은 팀내 최다골인 6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김남일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후배들을 독려해 미드필드진을 두텁게 했다.

김 감독은 새벽 훈련을 제외하고 선수들에게 체력을 비축하게 했고, 본 경기에서 갖고 있는 100%의 기량을 발휘하게 했다.

또 수비시에는 강력한 압박을, 공격시에는 짧고 빠른 패스를 선수들에게 강조해 순위를 끌어올려 5경기 연승을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제주전을 마친 후 인터뷰서 "최하위 팀을 9위까지 올려놓은 것은 선수들의 불꽃같은 투혼이 있어서였다.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며 "오늘 경기서 끝까지 정상적인 경기를 했는데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애써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다.

인천은 하위 8개 팀과 강등을 면하기 위해 경쟁하게 됐다. 선수들은 우승권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을 잃었다. 치솟았던 선수들의 사기가 걱정이다.

김 감독은 "내가 해야할 몫이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했다. 사기가 안떨어지도록 충분히 이야기했다. 충분한 휴식을 준 다음에 나머지 하위그룹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라운드 동안 느낀 것은 쉬운팀이 한 팀도 없다는 점이다. 매 경기가 쉽지 않았다. 하위리그에서는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부상 당한 선수들이 회복했기에 나머지 경기 동안 선수 활용폭이 넓어질 것이다. 경쟁체제에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스플릿시스템 도입 첫 해를 마친 소감에 대해 "스플릿시스템은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부분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을 준다"며 "지도자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넘어야 할 부분이다"고 긍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그는 올 시즌 전반기를 마친 소감에 대해선 "시즌 초반에 많이 힘들었을 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 따라와 여기까지 와준 것에 대해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 나는 물론이고 선수들도 전반기에 우리가 조금 더 분발했으면 상위그룹에 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이어 "그러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하위그룹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로 성적을 올려 인천시민과 팬들에게 용기를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