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력수급 더 걱정된다"...예방정비 '900만㎾' 한번에 몰려
최근 전력당국 관계자가 9월 전력수급 문제를 말하면서 하소연한 내용이다.
전력난이 예상됐던 8월을 무사히 넘기고 있는 전력당국이 9월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8월 무더위로 제때 들어가지 못한 계획예방정비 일정이 다음 달 줄줄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5월 이후 늦 추위와 이른 더위가 몰려오자 예방정비 일정을 8월 이후로 대부분 넘겼다. 하지만 막상 그 시기가 다가오자 걱정이 태산이다.
◇9월 예방정비 물량 900만㎾
지경부가 추정하는 9월 필요 전력은 7700만㎾.
하지만 9월에 계획된 예방정비 규모만 900만㎾다. 58만㎾급 고리1원전을 감안할 때 고리1호기 20호기가 단체 휴무에 들어가는 셈.
대략 서울시민이 한해 쓰는 전력량을 570만㎾ 안팎으로 볼 때 이번 예방정비 규모는 서울시민이 쓰는 약 1.6년치 물량과 같다.
정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계획예방정비를 미루고 미뤄 지금까지 와 더 이상 연기할 입장이 아니다. 여름철 절력수급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닥쳐올 겨울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블랙아웃사고는 모두가 방심하는 가운데 터졌다. 전력당국이 예방정비 강행을 결정하고도 주춤하는 이유다.
지경부 관계자는 "9월 전력의 가장 큰 문제는 예방정비다. 그동안 예방정비를 못하는 대신 주말을 빌려 간이정비를 해왔는데 다음 달에는 무조건 예방정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계획상으로는 아귀가 맞지만 이번 울진1호기와 같이 발전소 하나라도 고장 정지한다거나 늦더위가 찾아온다면 수급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통상적으로 섭씨 1도에 따라 60만㎾ 가량의 전력이 왔다갔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태풍 볼라벤으로 영향으로 전국의 기온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초 예상과 같이 수급이 맞아 준다면 안전한 예비율은 유지할 것으로 전력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전력 예비율이 두 자릿까진 힘들겠지만 한 자릿 대 후반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요관리 기금 간당간당
무더위를 버텨줬던 수요관리 기금이 간당간당하다. 지난 7~8월 무더위가 엄습했을 때 큰 힘이 됐던 것이 수요관리 기금.
올 책정된 수요관리 기금은 2375억원. 하지만 무더위로 바닥을 이미 드러내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산을 하는데 두 달 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요됐는지 말하기 힘들다"며 남은 액수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경부는 지난 2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수요관리기금을 늘리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요청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추경이 어려울 것에 대비해 다른 예산에서 자금을 끌어다 쓰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당국은 지난 6월 여름철 수요관리 계획을 잡으며 산업체 집단휴가가 끝나는 8월3째~4째주에 대비, 400만㎾를 확보했다.
수요관리 비용은 60만㎾에 20억~30억원. 겨울철 전력피크기 안전한 전력수급을 위해 또다시 이 정도의 수요 전력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경우 소요되는 예상 비용은 130억~2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안전한 겨울철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최소 200억 원 이상의 수요관리기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