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견인된 차량서 사체…경찰 부실처리 논란

2012-08-26     나는기자다

교통사고로 정비공장으로 견인된 사고 차량 뒷좌석에서 사체가 발견됐다. 경찰의 교통사고 처리 업무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5분께 술에 취해 자신의 아반떼 승용차를 몰던 이모(26)씨가 충북 제천시 영서동 역전오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씨는 같은 회사 동료 2명과 조문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운전자 이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130% 상태로 운전한 것을 확인하고 그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에어백 2개가 모두 터질 정도로 크게 파손된 이씨의 승용차는 사설 견인차에 끌려 제천시 장락동 공업사로 옮겨졌다.

그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이렇게 단순히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출근해 승용차를 수리하려던 공업사 직원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앞 부분이 심하게 구겨진 승용차 뒷좌석에 남자의 사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함께 타고 있었던 김모(37)씨였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근 지구대 소속 경찰 등의 초동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경찰은 물론 119구급대 등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뒷좌석에 타고 있던 김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차량 유리의 썬팅이 진했던데다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던 김씨가 상체를 앞으로 숙인 상태였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견인 업체 관계자도 "어두운 시간이어서 차량 뒷좌석에 사람이 있었는지는, 현장에서는 물론 정비공장에 차를 놓고 나올 때까지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의 유가족은 경찰의 부실 초동 수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설 태세다. 김씨의 동생(32)은 "경찰이 뒷문을 열어보고 확인만 했었어도 형을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조수석에 있던 1명 등 사고 차량에 2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었다"면서 "이씨가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김씨의 존재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고처리 업무를 수행했던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업무 처리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