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 혹은 오만방자, 그들이 왔다 '자미로콰이'
세련된 그루브로 유명한 영국의 애시드 재즈밴드 '자미로콰이'의 프런트맨 제이 케이(43)는 21일 "DJ, 다른 가수들과 협업을 해보라는 제안도 들어오지만 우리는 그저 해왔던대로 라이브 밴드로서 입지들 다지고 싶다"고 밝혔다.
1992년 결성된 자미로콰이는 '인코그니토'와 함께 영국의 애시드 재즈를 대표하는 6인 프로젝트 밴드다. 팝적인 멜로디를 바탕으로 펑크와 재즈가 조화를 이룬 음악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으로25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팝의 본토인 미국·영국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의 트렌드세터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제이 케이는 "세련된 스타일이라도 흥이 나는 음악, 시대에 구애 받지 않는 음악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1993년 발매한 1집 '이머전시 온 플래닛 어스'를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을 만큼의 음악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2010년 5년 만에 7번째 정규앨범 '록 더스트 라이트 스타(Rock Dust Light Star)'를 발표, 감성적이고 트렌디한 그루브를 선보였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예전처럼 에너지가 빨리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웃었다. "투어와 동시에 음악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앨범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제이 케이의 무대매너와 매력 때문에 자미로콰이를 그의 솔로밴드로 알고 있는 팬도 상당수다. 특히, 인디언 모자 등 다양한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도 옅은 체크 무늬 헌팅캡 스타일의 모자를 쓰고 나왔다. "모자를 좋아한다"고 인정했다. "멋있기 때문에 쓴다"며 "쓰고 다니는 대부분의 모자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예전에 대부분의 신사들이 쓰고 다녔기 때문에 이상할 것 같지는 않다. 부끄러울 때 숨을 수도 있는 좋은 액세세리"라고 전했다.
비록 참여는 못했으나 록페스티벌을 방불케 했던 모국의 '2012 런던올림픽' 개·폐막식이 인상적이었다. "좋은 영감을 얻는 기회가 됐다"며 "우리도 예산만 있다면 그런 무대를 꾸미고 싶다"고 바랐다. "우리도 1990년대 활약한 밴드인데 폐막식 때 '스파이스 걸스'만 나와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너스레도 떨었다.
'록 더스트 라이트 스타'로 83차례에 걸친 월드 투어 중이다. 22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아우디 라이브 2012 자미로콰이 내한공연' 역시 이 투어의 하나다. 자미로콰이는 2008년에도 왔다.
"두번째 방문이라 뜻 깊다. 지난 방문 때도 봤는데 한국에 이렇게 큰 다리(인천대교)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런 다리를 만들 수 있는 나라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예매 5분만에 전석을 매진시킨 제이 케이는 한국 내 인기에 대해 "우리 음악이 좋아서인가, 우리가 잘 생겨서인가"라며 즐거워했다. "한국 팬들이 적극적이라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지난 공연 때 놀라웠다. 그 때의 함성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번에도 기대가 많이 돼 준비를 많이 했다."
키보드 주자 맷 존슨은 "지난번 한국 공연 때 팬들이 큰 함성을 보내줘 마치 우리가 '비틀스'가 된 기분이었다"며 공감했다.
드러머 데릭 매킨지(50)는 "'슈퍼주니어'의 뮤직비디오를 인상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제이케이는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두 명의 한국 아이가 춤을 추는 비디오 클립을 본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자미로콰이는 이번 공연에서 브라스·퍼커션·키보드 등의 악기를 추가, 그루브의 정점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록 더스트 라이트 스타' 앨범 수록곡 위주로 1996년 3집 '트래블링 위드아웃 무빙'에 수록된 '코스믹 걸' 등의 히트곡을 들려준다. 11만~13만2000원. 02-3141-3488【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