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애도 시기인데…”, 인천 동구청 장기근속 공무원 가족동반 해외시찰 강행 ‘물의’

2014-04-24     퍼블릭 웰
  진도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져있는 어수선한 시국에 인천시 동구청 공무원들이 가족 동반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사실이 알려져 뒷말을 낳고 있다.
 
세월호 침몰로 인해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각 지역에서 벌어지면서 당초 계획된 해외여행을 자제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국민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구청은 정부의 출장 자제 방침 등이 인천시를 통해 시달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해외여행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인천시 동구청에 따르면 정년을 앞둔 33년 이상 장기 근속자를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장기 근속 공무원 해외 격려 시찰’ 계획에 따라 공무원 10명과 부부 등 가족 9명을 포함해 모두 19명이 서유럽 4개국(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을 여행하기 위해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들은 8박10일의 일정을 마치고 오는 5월1일 귀국할 예정이다.
 
동구청은 1인당 450만원들 들여 모두 8550만원의 구 예산으로 서유럽 여행을 추진했다.
 
여행을 떠난 공무원들은 과장급 2명, 기능직(6ㆍ7급) 2명, 정년을 앞둔 1954ㆍ55년생 6급 6명 등이다.
 
앞서 시는 지난 18일과 21일 각각 두 차례에 걸쳐 공무원 품위 손상 등의 행위 금지 관련 기관 필수 인원 비상근무 철저 전 공무원 비상 연락망 체계 확립 및 유지 불유불급한 이벤트성 행사 자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연가 사용 자제 각 부서별 24시간 비상 근무 철저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달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은 정부와 시의 자제 권고를 무시한 채 해외여행을 강행한 것이다.
 
지난 16일 진도 세월호 참사 이후 해외여행을 자제하거나 취소하는 여행자들과는 달리, 공무원 신분인데도 불구하고 희생자 가족들과 온 국민의 비탄을 뒤로한 채 여행을 떠난 것은 적절치 못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동구지역 한 주민 정모 씨는 “장기 근속자들을 위해 각 구청마다 위로차 매년 실시하는 해외시찰은 이해하지만 지금 우리나라가 세월호 침몰로 숙연한 분위기 속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뒤로 일정을 미뤄야 했었다”며 “오히려 동구청 간부들이 해외시찰 이전에 공무원들의 이해를 통해 여행을 자제시키지 못한 부분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구청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구의 모든 행사 등은 취소했지만 이번 격려 해외시찰은 연초에 짜여진 일정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의사를 물어 어쩔 수 없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 해운대구청 간부급 공무원 등 5명도 8박9일의 일정으로 터키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일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여행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계획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헤럴드경제 / 이홍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