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KIA의 이유있는 대졸신인 사랑
내년부터 1군 무대에 뛰어드는 NC는 총 15명의 선수를 선발해 전력을 보강했다.
NC가 예상대로 실속을 챙겼다면 KIA 타이거즈는 파격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10장의 지명권을 모두 소진한 KIA는 무려 9명의 선수를 대졸 예정자로 꾸렸다. 고졸 예정자는 9순위로 지명된 외야수 최준식(경기고) 뿐이다.
구단들은 주로 고졸 선수를 선호한다. 어느 순간부터 가능성을 갖춘 선수가 대학교에서 4년을 보내는 대신 프로에서 활동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자리매김했다. 이번 지명회의에서도 KIA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은 모두 1라운드에서 고졸 예정자를 뽑았다. 심지어 두산은 10명 모두를 고졸 예정자로 채웠다.
하지만 KIA는 달랐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선동열 감독의 생각이 달랐다.
KIA 권윤민 스카우트는 대졸 예정자를 많이 선발한 것에 대해 "선동열 감독님의 요청이 있었다. 감독님이 같은 실력이면 대졸로 뽑아달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성도 무척 중요시 여기셨다. 그렇다고 고교 선수들의 인성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맞춰서 뽑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선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재임 시절에도 대졸신인을 선호하기로 유명했다. 대학 4년 간 기본기를 다진 선수가 키우기에 수월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대졸사랑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혹시라도 중도에 꿈을 포기할 경우에도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대졸선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권 스카우트는 "만일 고졸 선수가 1~2년만 뛰다가 방출될 경우 21살에 무직이 된다. 그런 모습을 감독님께서 보시고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KIA는 1순위로 손동욱(단국대)을 지명한 것에 만족해 했다. 권 스카우트는 "좌완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감독님도 비디오를 보시고 만족해 하셨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