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블랙아웃 경고?...원전 가동 '만땅'에, 잦은 고장
2012-08-20 나기자
전력당국은 당초 산업체의 집단 여름휴가가 끝나는 8월 3~4째주에 맞춰 지난 6월부터 강도 높은 수요관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정기간 수요조정'으로 250만kW,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을 통해 60만kW 등 예비력을 400만kW 수준까지 맞췄다.
다행히 8월3째주 들어 잦은 비와 한결 서늘해진 날씨로 평일 전력예비율이 10% 이상까지 치솟는 등 전력당국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주말로 접어들면서 무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개학, 산업체 마지막 휴가 인력의 복귀 등이 겹치면서 오는 20일 수요관리전(前) 예비전력이 100만~150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요관리를 안했다면 예비력 100만~200만kW시 발령되는 전력수급 5단계중 4번째 단계인 ‘경계’가 내려질 위기에 처하는 것.
더 큰 문제는 발전기 1기라도 고장이 나면 지난해 발생한 9.15 블랙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는 점.
현재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은 고리 4기, 신고리 2기, 월성 4기, 울진 4기, 영광 6기 등 모두 20기. 100만kW급인 울진 3,4호기는 계획 예방정비에 들어가 가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지금 가동되고 있는 원전 대부분은 이른 여름으로 지난 5월부터 대부분 이용률 100%을 넘겨 피곤에 찌든 상태. 고장 우려가 계속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수원이 발표한 '6월 원전 운영현황'에 따르면 고리2~4호기 이용률은 100.2~100.4%, 월성1~4호기는 100.3~101.2%에 달했다. 또한 영광원전은 5호기를 제외한 1~6호기는 100~101.6%, 울진원전1~6호기(5호기는 94.3%)는 100.3~10.21%의 가동률을 보이는 등 대부분 이용률 100%를 넘어 극심한 원전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7월 이후에는 전국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는 등 악전고투 속에 이용률이 모두 100%를 넘어서 잔고장 우려를 낳고 있다.
전력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용률이 100%를 넘어섰다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이용으로 인해 고장이 1기라도 난다면 전력수급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지식경제부는 “갑작스런 수요 급증에 대비한 비상조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