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장동건, 치밀한 작전 성공 그 비결 공개합니다
20대의 장동건은 40대가 됐다. 원톱 대신 김민종(40) 김수로(42) 이종혁(38) 김하늘(34) 등과 어울릴 수 있는 SBS TV '신사의 품격'을 택했다.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 '마이웨이'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수컷'이 아닌 까칠하면서도 귀여운 불혹의 '김도진'이다.
장동건은 "'신사의 품격'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비극의 주인공을 많이 했고 영화도 성격이 무거운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 나도 내 자신에게 식상해하고 있었다. 수년 전부터 관객들이 내 작품을 보고 즐거워하고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은 짓눌린 무게감을 털을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면서도 "시작하고 나니 성공 못하면 안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12년 만인 만큼 드라마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연기 호흡도 그렇고 촬영 스케줄이나 그동안 몸에 밴 습성을 바꾸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우려를 갖고 드라마로 넘어오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연기하는 현장이 다 똑같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또 12년 만이기는 했지만 드라마를 해보기도 했고….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니 몸에 익숙했던 호흡들과 달라서 애를 많이 먹었다."
"주위에서 HD TV 때문에 당황스러울 거라는 말을 하더라. 처음에는 흘려들었는데 1~2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처음 찍어봤다"고 너스레를 떨며 "컨디션이 안좋은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마이웨이'와 '위험한 관계'를 찍으며 2년을 쉬는 시간 없이 촬영했다. 몸 관리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상태에서 드라마에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장동건은 완벽한 얼굴과 스펙의 건축사무소 소장을 연기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독설도 서슴지 않는다. 반면, 꽃중년 넷이 있을 때는 과감히 망가질 줄도 아는 코믹한 면모도 드러냈다. "코미디 연기가 처음에는 어색했고 걱정도 많이 됐지만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 또 스태프들이 웃으니 더 욕심이 나더라. 드라가 중반 이후부터는 대본 이상을 했다."
"사실 '김도진'은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서는 위험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도를 넘는 까칠함과 당당함, 보편적으로 사랑받을 만한 행위를 넘어서기도 한다.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위험할 수 있다. 영화는 관객들이 예상을 하고 가고 관객들이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만 TV는 불특정 다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결국 코미디 수위를 대본보다 많이 가는 쪽으로 해 허점을 많이 보였다"는 승부수도 털어놓았다.
성격이 모나고 도도하면서도 능청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김도진'표 코미디 연기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망가지는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그전에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내 입장에서는 처음하는 시도였지만 두려움이 없어지고 용기가 생겼다. 또 결과적으로 드라마를 통해 얻고자 했던 목적을 이뤘다. 대중이 장동건이라는 배우가 하는 연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폭이 커진 것 같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