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한다…'참요, 시대의 징후를 노래하다'

2012-08-18     나기자

참요, 시대의 징후를 노래하다 (심경호 지음·한얼미디어 펴냄)

중국이나 우리나라 문헌에는 현실을 비판하거나 미래를 예측하고 혹은 시대나 군주를 찬미하는 내용을 짧은 어구의 노래로 표현한 요(謠)가 많이 나온다.

그중 도참사상이나 참언(讖言)을 토대로 만들어진 요를 참요(讖謠)라고 한다. ‘참(讖)’은 은어나 예언 따위로 나라나 사람의 길흉화복, 성패 등을 예언하는 것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 의자왕조에 이런 내용이 전한다.

이때 귀신 하나가 궁궐 안으로 들어와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라고 크게 외치고는 땅으로 들어갔다. 왕이 이상하게 여겨 사람을 시켜 파보게 했더니, 석 자(尺)가량의 깊이에 거북 한 마리가 있었고, 그 등에 “백제는 둥근달(百濟同月輪)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新羅如月新)과 같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 참요는 한 나라의 멸망을 명확하게 예언했다. 그러나 의자왕은 참요의 참 의미를 새겨듣지 않아서 결국 나라를 망치고 말았다.

‘참요, 시대의 징후를 노래하다’는 한국 문헌에 기록된 참요와 정치요를 대상으로, 정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민심을 살펴본다.

우리 역사의 변혁기, 즉 삼국시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임진왜란, 병자호란, 구한말 등의 왕조 교체기엔 어김없이 민간에 참요가 나돌았다. ‘참요’는 시대의 변화나 정치적 징후를 예언하거나 암시하는 노래로 정의할 수 있다. 현실을 풍자하거나 정치적 성격을 띠었으며 왕실의 흥망성쇠, 길흉화복, 국왕의 폭정, 왕실 여인들의 비사 등을 예언한다고 간주해 왔다.

지은이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동사강목’ 등 우리 문헌에 등장하는 참요를 하나하나 찾아내 원문을 싣고 해설했다.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이했다. ‘서동요’ ‘완산요’ ‘계림요’부터 ‘녹두새요’ ‘초포요’까지 역사적 격변기에 불린 참요 127편을 담아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