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권스, 문재인 지지 놓고 내부갈등…정봉주 직접 나서

2012-08-17     나기자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지지모임인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가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를 두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 정 전 의원의 뜻과는 달리 미권스 인터넷 카페 운영자가 회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의사를 모으는 등 독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같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 전 의원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진다. 미권스가 21만여명의 대규모 지지모임인 만큼, 이번 경선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6일 미권스 인터넷 카페 운영자(닉네임 민국파)는 '문재인 후보 공식 지지에 대한 의견 수렴의 건'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운영자는 글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날 미권스 모임에 방문했다며 대화 내용과 함께 "사흘간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문 후보 공식지지 여부를 일요일 오후에 공지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권스 관계자는 17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민국파가 주관적으로 미권스 운영자들과 상의없이 진행했다. 절차적인 문제도 있고 정 전 의원의 뜻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속수감 정 전 의원은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대신, 적극적으로 선거인단에 참여하라'는 방침을 미권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권스 관계자는 이같은 정 전 의원의 뜻을 설명하며 "민국파가 국민참여 경선을 흥행시키기 위해 그랬다고 본다. 하지만 팬카페이면서도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미권스기에 정 전 의원의 의중이 중요하지 않겠냐. 이번 일에 대해 카페지기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이 잘못비춰지면 정 전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고, 나아가 미권스와 민주당과의 관계도 틀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 전 의원이 16일 이번 갈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며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카페지기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이런 방식은 민주당이나 미권스 내부의 갈등을 만들게 된다"며 "싸워야 할 상대는 내부가 아니라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다. 다섯 명의 민주당 경선 후보 모두가 훌륭한 분들이니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오히려 내부적인 싸움을 만들어 큰 싸움을 그르치게 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권스 내의 진행절차는 모두 중단하고 내려달라. 다음주 월요일께 도착할 수 있도록 정확한 입장을 보내도록 하겠다. 그 때까지 갈등과 반목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BBK의혹 진상 규명 활동과 관련,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1년 징역형이 확정돼 같은 달 26일 홍성교도소에 수감된 바 있다.

미권스는 그동안 정 전 의원의 조기 석방을 위해 '봉주열차' '봉주버스' 'BJ전국노래자랑' '사진전' '정봉주 전 의원의 조속한 구명 및 표현의 자유법 통과를 위한 문화의 밤' 등 행사를 열었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에는 이해찬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선거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바 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