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2012]'양궁 2관왕' 기보배 "쉽게 딴 금메달이 아니다"
종합 5위라는 원정 올림픽 최고의 성적을 거둔 7개 종목의 125명 한국 선수단 본진은 14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1층 밀레니엄홀에서 진행된 올림픽선수단 해단식에 참석한 기보배는 그동안의 힘들었던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양궁은 경기장과 선수촌 거리가 멀었고 이동시간이 길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주변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비바람이 잦은 날씨 때문에도 고생이 많았지만, 사전에 그에 대한 대비를 많이 했기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보배는 지난 2일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아이다 로만(24·멕시코)을 슛오프 끝에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슛오프에서 8점을 쏘아 메달이 물 건너간 줄 알았지만 로만이 7점을 쏘며 극적으로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지난달 30일 최현주, 이성진과 팀을 이뤄 출전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기보배는 최현주(28·창원시청), 이성진(27·전북도청)이 각각 16강, 8강에서 탈락해 홀로 결승 무대를 밟은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일궈내면서 2관왕 등극에 성공했다.
주변에 대한 감사함과 2관왕의 영광을 이야기하던 기보배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힘든 훈련도 금메달의 감격스러운 순간이 떠올라서가 아니었다. 네티즌의 악성 댓글 때문이다.
기보배는 "2관왕이 이뤄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 좋았다. 그런데 네티즌의 댓글을 보고 많이 속상했다.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게 운이 좋았다고 말한 댓글이 많았다"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쏟아지는 눈물을 한참 참으려던 기보배는 "우리 양궁대표팀은 꼭두새벽부터 훈련을 시작해서 밤에는 라이트까지 켜고 나방과 싸우고 모기에 뜯기면서 훈련했다. 우리가 쉽게 금메달을 따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한편, 기보배의 피앙세 오진혁(31·현대제철)은 "보배가 (속이 깊어서) 평소에 안 좋은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편"이라며 "나도 지금 알았다. 앞으로 더 잘 챙겨주겠다"고 여자친구를 다독였다.【인천공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