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그 감성의 현장

2012-08-13     나기자

 영국의 브릿팝 밴드 '스노 패트럴'이 인천 바다를 감성적인 록으로 출렁였다.

11일 밤 인천 정서진(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서 펼쳐진 '2012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나선 스노패트럴은 로맨틱 록의 절정을 보여줬다.

2006년 이 축전을 통해 첫 내한, 폭우 속에서 열정적으로 노래한 이들은 이날 다소 더위가 누그러져 바닷바람이 살랑거리는 무대에서 낭만을 한껏 선사했다. '테이크 백 더 시티(Take Back the City)' '런(Run)' 등의 히트곡은 강렬한 록 사운드가 특징인 록페스티벌에 따뜻한 기운을 더했다.

2006년 앨범 '아이스 오픈(Eyes Open)' 수록곡으로 미국 ABC 드라마 '그레이스 아나토미'에 삽입돼 인기를 끈 '체이싱 카스(Chasing Cars)'가 울려 퍼지자 2만여 팬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미소가 매력적인 스노패트럴의 프런트맨 게리 라이트바디(36)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지난달 28일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개막 행사의 하나인 특별공연에 참가한 스노패트럴은 안정된 연주력도 과시했다.

아일랜드 네오 펑크 밴드 '애시'와 국내 헤비메탈의 대표주자 록밴드 '크래시'는 강렬한 무대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록밴드 '피아'의 무대에는 '기부&독도' 김장훈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기로 했다. 록으로 편곡한 '독립군 애국가' 등을 들려주며 록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피아와 함께 '8·15 독도횡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도 한 김장훈은 "사실 나도 펜타포트에 섭외받았는데 록(가수)이 아니라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데 이렇게 호응 좋을 줄 알았으면 정식 절차에 따라 돈받고 올 걸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약 1㎞ 떨어진 호숫가에 마련된 '레이크사이드 스테이지'에서는 달콤한 음악을 내세우는 뮤지션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보드카레인'의 리더 주윤하(33), 모던록밴드 '소란', 감성적인 멜로디와 노랫말로 주목받는 인디듀오 '옥상달빛', MBC TV '무한도전'의 코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보컬그룹 '스윗소로우' 등이 시원한 호숫바람과 함께 팬들의 귓가를 살랑였다.

잔디밭 배수시설이 원활치 않아 잠깐 내린 비에도 공연장 곳곳이 진창이 돼버리는 경서동 드림파크에서 지난해까지 열렸던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은 올해 인천 바다 바로 옆 정서진으로 옮겨 쾌적한 공간을 확보했다. 무대와 먹거리 상점 배치 등도 깔끔한 편이었다.

'레이크사이드 스테이지' 무대가 너무 멀어 이동하는데는 불편이 따랐다. 이곳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됐으나 편수가 많지 않았고 오후 8시 이후에는 이 마저도 끊겼다. 화장실이 한쪽에 몰려 있는 것도 불편했다.

KBS 2TV '톱밴드' 심사위원인 신대철, 송홍섭, 김도균, 김경호가 후배들과 컬래버레이션한 '톱밴드 리얼라이브 스테이지'가 메인이었던 전날에는 총 1만7000명이 몰렸다.

페스티벌 마지막날인 12일에는 영국의 국민밴드로 통하는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매닉스), 퇴폐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캐나다의 일렉트로니카 듀오 '크리스털 캐슬스', 김C가 주축인 2인 밴드 '뜨거운 감자', 인디 듀오 '십센치'(10㎝), '개가수' 열풍의 주역 중 하나인 '항돈이와 대준이' 등이 출연한다. 주최측인 예스컴과 홍보사 아이디어랩은 3일간 총 7만명이 운집할 것이라 예상했다.【인천=뉴시스】